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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vs 녹조라떼… 4대강 보 개방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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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녹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토교통부는 1일 오후 2시부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대형 보 가운데 6개 보를 상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방하는 6개 보는 낙동강의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와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다.
환경단체는 6개 보의 개방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짙은 녹색의 걸쭉한 모양 때문에 ‘녹조 라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4대강 인근의 수질 오염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근 농민들은 모내기와 가뭄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동시에 떠안은 상태다. 가뜩이나 농업 용수가 부족한데 보 개방으로 가용 용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농민들은 울상이다.
기분 나쁜 초록 ‘녹조 라떼’ 이제 안녕?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녹조라떼’ 등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4대강 보 상시 개방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녹조 발생이 심하고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없는 6개 보를 우선 개방하기로 했다.
그 동안 4대강 보 전면 개방을 요구해온 환경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6개 보 개방 정도로는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환경 단체들은 “4대강 보 16개 전체를 전면개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시기에 따라 6개 보의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전망이다. 우선 6개 보를 ‘양수 제약수위’까지 개방한다. 양수 제약수위란 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수위로, 물고기 이동을 위한 어도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어도 제약수위’보다는 낮고 인근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하수 제약수위’보다는 높다. 농업용수 사용이 끝난 이후에는 6개 보의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말라가는 농업 용수, 깊어지는 농민 주름
농민들은 이번 조치를 마냥 반기기가 어렵다. 5월말 기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56% 수준으로 물이 귀한 상황이고 가뭄이 특히 심각한 경기 남부지역과 충남 서부지역 농민들은 농업 용수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내기철인만큼 정부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시기적 특수성을 감안해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수위 조절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뭄이 심한 지역의 관계자나 농민들은 “물 한 방울이 아쉬운 모내기 철인 데다가 가뭄이 극심한 상황에서 물을 흘려 보내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방류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우선 물고기들이 다니던 어도(魚道)층의 물이 빠지면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보 구조물 아래를 통해 물이 새는 등 시설 안전성 문제도 두루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가뭄 해결과 녹조,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이해 관계가 첨예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모으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토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은 ‘통합물관리 상황반’을 설치해 6개 보에 대한 현장 조사와 인근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보의 개방 수준을 결정했다. 또한 지난달 29일부터 합동으로 6개 보 개방 상황을 모니터링 해 비상 상황 시 보다 신속한 대비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는 1일 취임 후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가뭄 피해 현장을 골랐다. 이 총리는 봄 가뭄으로 말라붙은 경기 안성시 마둔저수지를 방문해 가뭄 피해 상황을 듣고 농민들을 직접 위로했다.
진은혜 인턴기자
이진우 인턴기자(서울대 경제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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