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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부터 4대강까지… 키워드는 ‘민생ㆍ적폐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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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지시로 본 국정방향
취임 13일 만에 총 7건 지시
입법보다 신속한 행정 조치
최대 현안인 일자리 공약 실천
국정교과서 폐지ㆍ검찰 개혁 착수
국민 기대감 높은 집권 초반
지지기반ㆍ개혁 명분 다지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내놓은 ‘업무지시’는 ‘민생’과 ‘적폐청산’이라는 ’투 트랙 개혁’으로 요약된다. 취임 10여 일만에 7건의 업무지시를 내리는 속도를 보면 중요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해 지지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시일이 걸리는 개혁 입법보다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행정 조치로 개혁 드라이브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13일 차인 22일까지 1호, 2호 형식으로 총 7건의 업무지시를 내렸다. 통상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구두 지시였던 것과 달리 문대통령의 업무지시는 문서로 이뤄져 상당히 이례적이다. 번호에 따라 이름이 붙은 업무지시에는 구체적인 정책 목표가 명시됐고, 대통령이 직접 서명까지 했다. 정권 초기에 중요한 개혁 과제를 빠르게 이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취임 첫날인 10일 발표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1호)을 비롯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 미세먼지 감축 대책(3호)은 대표적인 민생 정책으로 분류된다.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라는 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과 맞닿아있다.
특히 1호 업무지시로 관심을 받았던 일자리위원회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과 맞물려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더문캠’ 일자리 위원회 주도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공약 등 일자리 창출 대책을 제시했다. 미세먼지 감축 대책 역시 ‘미세먼지를 30% 감축하겠다’는 공약의 연장선이다.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해 정권교체가 국민의 삶의 질 제고와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셈법이다.
다른 한 축은 ‘적폐 청산’이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2호)와 ‘님을 위한 행진곡’의 5ㆍ18 기념식 제창곡 지정(2호),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 인정(4호)은 모두 문 대통령의 대선 기간 내내 청산을 강조했던 전임 정부의 적폐들이다. 4대강 사업결정 정책감사ㆍ4대강 보 상시개방 지시(6호)의 대상인 4대강 사업 역시 대선 공약집에서 재조사가 필요한 부당한 국책 사업으로 규정하고 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의 ‘돈 봉투 만찬’ 감찰 지시(5호)는 핵심 개혁 과제로 강조한 검찰 개혁과 직결된다. 검ㆍ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 수사처 신설 등 입법 영역의 검찰 개혁으로 가기 위한 마중물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개혁 조치로 부조리한 행태가 드러나면 향후 개혁 명분과 동력이 증폭될 공산이 크다.
향후 국정운영은 이 같은 투 트랙 개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집권 초반인 만큼 시일이 걸리는 개혁 입법 대신 대통령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업무 지시를 통해 개혁을 단행, 지지기반과 명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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