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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대표 사업 정조준… 칼날은 ‘보수정권 9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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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과거 감사는 충분치 않아
4대강 사업 균형 있게 진행 못해”
정치 보복 차원 해석엔 경계
사정 칼끝 MB까지 향할 수도
방산ㆍ자원외교 비리 등도
대선 공약대로 조사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업무지시 6호로 하달한 4대강 사업 정책감사는 단순한 행정 지시를 넘어 보수정권 9년 동안 쌓인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표 정책인 국정교과서 폐지를 지시한 데 이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 국책 사업을 정조준 하면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동시에 사정권에 포함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4대강 사업과 함께 적폐로 규정한 방위산업비리와 자원외교 등으로 감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이날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과거 정부에서 행해진 세 차례의 감사를 거론하며 고강도 감사를 예고했다. 김수현 대통령 사회수석은 브리핑에서 “(과거 정부의)감사 자체를 불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차례는 이명박 정부 때 이뤄져 국민이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박근혜 정부 감사는 건설사의 담합 등에 집중돼 있었다”며 “이번 감사에서는 왜 정부가 환경성이라는 지켜야 할 가치와 수자원 확보, 국책사업 등 여러 정책목적이 내부로부터 균형 있게 진행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셀프 감사를 신뢰할 수 없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각도로 다시 감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동일한 정책을 놓고 4차례 감사를 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더구나 전임 정부에서 이미 세 차례나 진행된 감사를 다시 들춰본다는 것은 결국 4대강 사업의 비정상적인 추진 경위를 따져보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청와대는 이번 감사가 정치 보복 차원으로 해석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도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 할 것”이라고 밝혀 검찰 수사 등 법적인 조치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때문에 사정의 칼끝이 4대강 정책 입안자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향할 경우 4대강 감사는 커다란 폭발력을 내는 뇌관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감사를 계기로 보수정권 9년 적폐청산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틀어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잇따라 내놓은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와 국정교과서 폐지 등의 업무지시가 단지 보수 흔적 지우기에 그쳤다면 이번 감사는 전임 정부의 정책 입안자와 집행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성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주장했던 적폐 청산 리스트로 불똥이 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이명박ㆍ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을 주요 과제로 꼽은 데 이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비리, 방위산업 비리, 자원외교 비리도 다시 조사해 부정축재 재산이 있으면 환수하겠다”며 “최순실을 비롯해 국가권력을 이용해 부정으로 축재한 재산도 국가가 모두 환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방산비리와 자원외교 비리가 다음 순서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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