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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이 두 번째로 방문한 나라는 말리… 왜?

입력
2017.05.1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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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이 19일 말리 북부 가오에 있는 프랑스군 주둔지를 둘러보고 있다. 가오=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이 19일 말리 북부 가오에 있는 프랑스군 주둔지를 둘러보고 있다. 가오=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임기 첫날 독일을 방문해 유럽연합(EU)의 결속과 개혁을 약속한 데 이어 두 번째 국외 행선지로 아프리카 북서부 내륙 국가인 말리를 택했다. 말리는 프랑스의 최대규모 해외파병지로, 프랑스군이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과 싸우는 말리 정부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말리 북부 중심도시 가오를 방문해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 시절부터 진행된 ‘바르칸 작전’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확인했다. ‘바르칸 작전’은 사하라ㆍ사헬 지대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집단을 격퇴하기 위한 작전으로 이를 위해 프랑스군 4,000여명이 서부 아프리카에 배치돼 있다.

말리는 2012년 이래 북부 무슬림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말리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는 말리 정부의 요청으로 2013년 1월부터 군대를 파견해 지원에 나섰다. 원래 2012년에는 아자와드 민족해방운동(MNLA)이 북부 영토를 떼어내 독립을 선언한 민족간 전쟁이었지만, MNLA가 말리 전 국토의 이슬람국가화를 추진하는 극단주의 무장집단에 밀려나 통치력을 상실하면서 대테러리즘 전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결국 2013년 들어서는 말리ㆍ프랑스ㆍ아자와드 세 세력이 동맹을 맺어 북부 주요 도시로부터 무슬림 세력을 축출했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과 바로 남쪽 사헬지대에서는 여전히 다수의 무슬림 무장부대가 반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 18일에도 가오 근방 군사기지를 무장집단 알무라비툰이 자살폭탄테러로 공격해 77명이 숨지고 115명이 부상을 입었다. 말리 역사상 최악의 테러 피해였다. 알무라비툰은 3월 2일 알카에다 이슬람 마그레브지부, 안사르디네 등 다른 무장집단과 합병을 선언해 이 지역의 치안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말리 방문이 서부 아프리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프랑스의 새 대통령으로서 국방과 안보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과거 아프리카 식민지배를 비판하며 신식민주의적 접근을 버리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등한 외교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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