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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출입 인원 제한은 ‘있으나 마나’ 한 규정인가

입력
2017.05.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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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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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선수 언제 1군에 등록됐지?”

최근 KBO리그 경기를 보다 보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돼있지 않은 선수가 더그아웃에 자리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보통 엔트리에서 빠진 선발 투수들이 팀과 동행하며 다음 등판을 준비할 때, 고참급 선수들이 해당된다.

지난 7일 고척 넥센-SK전에서는 엔트리에 없는 넥센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과 SK 투수 윤희상, 외야수 조동화가 더그아웃을 지키고 있었다. 두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상대 팀에서 어필을 하지 않고, 심판이 발견하지 못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가 경기 중 더그아웃을 출입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다. KBO리그 규정 제14조 현역선수 등 등록 1항 ‘벤치에 들어가는 인원’에 따르면 ‘경기 중(타순표의 교환 후부터 경기 종료까지) 벤치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의 한도는 다음과 같이 KBO에 등록승인을 필한 자에 한한다. 감독 1명, 코치 8명(불펜코치 포함), 현역 선수(27명), 매니저 1명, 트레이너 2명, 기록원 1명, 홍보 1명, 통역 3명 계 44명’으로 명시돼 있다.

KBO는 두 팀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규정을 만들었다. 등록돼 있지 않은 이들이 경기를 보며 상대 팀의 작전 또는 선수의 버릇을 순간적으로 파악해 이용하는 부정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지키는 팀이 별로 없어 유명무실해 보인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원칙적으로 엔트리에 없는 선수들이 더그아웃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기 중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데 이를 심판들이 보기 힘들다. 발견되면 원칙대로 더그아웃에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 규정”이라며 “그래서 통역 인원도 지난해 기존 1명(필요시 2명)에서 올해 3명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구단들이 스스로 원칙을 지켜줘야 하는데 이런 상황들이 지속되면 인위적인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엔트리 제외 선수의 더그아웃 출입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4년 LG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당시 LG는 엔트리에서 빠진 김선우와 임재철이 더그아웃에 등장해 작은 논란이 일었다. 2010년에는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때 해당 시즌에 은퇴한 양준혁(전 삼성)의 더그아웃 출입을 두고 김성근 당시 SK 감독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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