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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솟대 위 새들아, 훨훨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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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마을의 평안과 가족의 건강을 소망하며 동네 어귀나 집 앞에 오리모양의 나무를 조각해 솟대를 세웠다. 솟대는 삼한 시대에 질병과 재앙이 없기를 기원하며 제사 지내던 소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난 16일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추모제가 열렸다. 모두가 슬픔에 잠겨있을 때, 내 눈에는 행사장 한쪽 귀퉁이에 묵묵히 서 있는 9개의 솟대가 들어왔다.
검은색 받침 위에 노란 리본을 목에 건 9마리의 하얀 새. 머릿속에는 조금 전 분향소에서 보았던 9명의 미수습자 얼굴들이 겹쳐 떠올라 가슴이 아픈데 뒤편으로는 속절없는 벚꽃만 흐드러지게 피어나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통곡만 메아리 치던 3년 전에도 벚꽃들은 찬란하게 피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세월호는 뭍으로 떠올랐지만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와 진실은 인양되지 못한 채 3번째 슬픈 봄이 지나고 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영혼들이 솟대의 수호로 훨훨 날아올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안기길 기원한다.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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