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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북, 미식 가이드북 되다’

입력
2017.04.11 13:22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식 가이드북, 미쉐린가이드 서울이 발간된 건 작년이었다. 선정된 레스토랑에 대해 발표 직후부터 잡음이 일었다. 유명한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쉐린 가이드북 서울 2017' 편은 장안을 한바탕 시끄럽게 하더니 잠잠해진 모양새다. 한국일보 모클팀이 이제야 소개에 나선 건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거짓을 말하면 금새 탄로나는 시대 아닌가?

미쉐린 가이드는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에서 만든 도시별 추천 식당 안내서다. 타이어 제조사인 미쉐린이 식당을 추천이라니,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신이 미쉐린 가이드에서 추천한 식당을 가기 위해 자동차를 타게 되는 걸 떠올려보라. 그 차의 타이어가 미쉐린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사실 미쉐린 가이드는 처음에 자동차 여행 안내 책자였다. 1900년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 1호에는 타이어를 바꾸는 방법을 비롯해 도로 법규, 자동차 정비 방법, 주유소 위치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식당과 숙박시설은 추가적인 정보에 불과했지만 점점 자동차가 많아지고 제작 기술이 발달하며 자가 정비나 주유소에 관한 정보보다 식당 소개가 한층 중요한 정보로 떠올랐다. 식당 정보가 여행자에게만 중요할까? 누구나 한번쯤은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좋은 식당으로 모시려는데 마땅한 곳을 몰라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미팅, 상견례 자리 등 중요한 일을 위한 특별한 식당을 찾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무조건 맛으로 평가했다는 ‘스타’가 붙은 식당들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빕 그루밍’을 비롯 총 140여 곳의 서울 시내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잡지나 블로그의 음식점 소개와 달리 체계적인 정보를 픽토그램으로 표현해 한눈에 보기 편하다. 음식 유형과 지역별 구분은 물론 테라스가 있는지 늦은 시간에 갈 수 있는지 정리되어 있다. 가격, 식당 분위기, 테이블 정보가 빼곡하고 간결하게 들어 있다. 음식 맛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는 제외하더라도 일목요연하게 담겨있는 정보가 마음에 든다.

국내에서 3스타를 받은 곳은 단 두 곳이다. 광주요 그룹에서 한식 문화 전파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는 가온과 신라호텔 23층에 있는 한식당 라연. 궁금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오히려 1, 2스타, 빕 그루밍 식당 중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운영한다는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이 눈에 띈다. 사찰음식은 고기와 해산물 외에도 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를 전혀 사용하지 않다니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가족들과 함께 건강한 사찰음식을 맛보러 가야겠다. 가격은 점심 세트가 3만원부터, 저녁 세트는 4만5,000원부터다.

이 외에도 가볼만한 다양한 음식점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에 소개된 140여 곳의 식당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박혜연 기자 heye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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