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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활용백서] 시트로엥 피카소

입력
2017.03.30 06:00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머리가 터져나갈 때 다들 어떻게 하시나? 단내가 나도록 몸을 괴롭혀도 핏발 선 퀭한 눈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기억, 모든 걸 잊고자 쏟아낸 폭주(暴酒)조차 전혀 약발 없는 지독한 경험, 다들 한번쯤은 있을 테지. 그럴 때 내가 아는 유일한 처방은 바다로 떠나는 거다. 누군가 파도소리가 주는 뇌파적 자극 때문이라고 그럴 듯한 해석을 들려줬지만, 사실 그런 건 내게 중요치 않다. 영화 ‘노킹 온 해븐스 도어’마냥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앞에만 서면 나는 편안해지니 그것이면 됐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두 시간 달리면 나오는 해양도시, 속초와 양양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야심 차게 도전했던 사업을 완전히 말아먹었을 때 날 보듬어준 마음의 안식처였으니.

어느 맑은 봄날, 시트로엥 뉴 그랜드 C4 피카소 1.6을 타고 바다로 떠났다. 최민관 기자
어느 맑은 봄날, 시트로엥 뉴 그랜드 C4 피카소 1.6을 타고 바다로 떠났다. 최민관 기자

다행히 이번 당일치기 무박 여정의 파트너는 혼자가 아닌 둘이다. 시트로엥 뉴 그랜드 C4 피카소, 그리고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함께 했던 오랜 친구다. 가만있자 사내 둘이 당일치기 바다로의 여행을 떠나는데 거추장스러운 미니밴이라고? 고속도로 전용차선조차 없는 강원도를 가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여러분은 의구심을 가질법하지만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맛깔스러운 차가 내겐 바로 피카소다.

이보다 더 끝내주는 개방감을 가진 차를 본 적이 있는가?
이보다 더 끝내주는 개방감을 가진 차를 본 적이 있는가?

이 차, 예사롭지 않다. 이미 구형 그랜드 C4 피카소를 타본 적이 있어 그 매력을 십분 아는 터다. 요는 일단 ‘개방감’이다. 컨버터블을 빼고 이만큼 화끈하게 열리는(?) 차는 없다. 보닛 끝단까지 늘어뜨린 가파른 앞유리 면적부터 라이벌을 압도한다. 앞뒤로 오르내리도록 설계한 햇볕가리개부터 태양을 숭배하는 유럽식 위트를 담았다. 천장 전체를 뒤덮은 유리창은 광합성을 즐기는 유럽인을 위한 필수품이다. 기미나 주근깨를 거부하는 애인을 위해서라면 전동식 블라인드를 펼치면 그만이다. 내리쬐는 햇살을 차단하기 싫지만 막상 내차가 되면 일상이 될 테니까.

시트로엥 뉴 그랜드 C4 피카소의 실내는 독립적으로 펴고 접을 수 있는 7인승 시트로 구성된다.
시트로엥 뉴 그랜드 C4 피카소의 실내는 독립적으로 펴고 접을 수 있는 7인승 시트로 구성된다.

시트 구성의 묘미는 맛깔스럽다. 크기와 형상에서 앞좌석은 온전한 어른의 몫이다. 뒷좌석은 88kg덩치의 내가 앉기에는 다소 협소하다. 형식은 7인승인데 3열에 깔끔하게 수납되는 자그마한 시트 두 개는 아무리 잘 봐줘도 생색내기다. 물론 입학 전 유아라면 충분하겠지만 왜건형 차체의 끝 부분은 후방 추돌 시 안전에 가장 취약한 개구부(開口部)임을 유념하라. 그저 비상용(?) 간이 시트로 이해하자.

2열 시트는 접어서 바닥으로 만들거나 펴서 들어올릴 수도 있다. 사진은 시트 앞쪽 비밀 공간.
2열 시트는 접어서 바닥으로 만들거나 펴서 들어올릴 수도 있다. 사진은 시트 앞쪽 비밀 공간.

피카소에서 내가 주목하는 건 무궁무진한 활용도다. ‘차체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의 공간을 찾아보라.’ 10여년 전 푸조가 만든 미니밴 807의 시승기에 썼던 표현을 다시금 호출하다니 겸연쩍다. 이쯤 되면 공간 해석을 달리 하는 프랑스식 감성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뉴 그랜드 C4 피카소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디자인이 살짝 날렵해졌고 2.0 디젤 모델에 각종 안전장비가 장착됐지만 차체를 비롯한 기본적인 실력은 동일하다. 이쯤에서 피카소를 사서 세 식구 나들이 용도로 잘 쓰고 있는 후배 기자의 얘기를 전한다.

내가 이 차를 사랑하는 이유다. 두 가닥으로 뽑아낸 A필러의 예술적인 개방감이란!
내가 이 차를 사랑하는 이유다. 두 가닥으로 뽑아낸 A필러의 예술적인 개방감이란!

“취향 차이라고 느껴지는 변화랄까요? 구형은 피아노 블랙 마감이 거의 없었는데 신형에는 곳곳에 들어갔네요. 시트의 소소한 물결무늬가 사라졌고 직물 면사의 굵기가 차이가 있는 듯해요. 1.6 트림에도 2.0 디젤 적용 사양인 휠과 전동식 테일 게이트가 들어갔으니 혜택이겠죠. 차내 연동되는 IT 기기의 확장성이 좋아졌고 여러 사소한 버그도 개선된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자동차의 핵심 가치인 섀시와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실제 차주가 알아챈 변화의 폭은 이 정도다.

시트로엥의 상징인 더블 쉐브론. 기어의 톱니를 형상화한 전통의 문양이다.
시트로엥의 상징인 더블 쉐브론. 기어의 톱니를 형상화한 전통의 문양이다.

시트로엥 본사에서 받은 차로 가장 먼저 간 곳은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였다. “그래도 커피 두 잔은 챙겨서 떠나야지. 장거리인데”라는 생각에서였다.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코스를 진입하며 비교한다. “그래도 명색이 미니밴인데 운전하기 편할까?” 신형 카니발을 1년 이상 소유했던 기억으로 같은 코스를 진입하니 불안은 한갓 기우였음이 밝혀진다. 그저 키 큰 중형차를 운전하는 기분이다. 세련된 ‘사커맘’의 자동차라는 마케팅 구호가 허명은 아니었다.

친구가 커피를 홀짝이며 드라마 ‘응팔’의 OST 앨범을 블루투스로 연결한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오디오는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막귀’를 가진 사내 둘의 텅 빈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했다. 이승환의 ‘천일 동안’이 흘러나오자 나도 모르게 그날 팽목항의 절절한 아픔이 겹쳐진다. 다들 억장이 무너져 내려 응어리진 상처들… 개인적으로는 인생 최악의 구렁텅이에 빠진 친구를 겉으로나마 위로하고자 떠나는 여행이다.

시트로엥의 진가는 달려봐야 안다. 미니밴의 투박한 움직임을 상상하지 말라. 사진 시트로엥
시트로엥의 진가는 달려봐야 안다. 미니밴의 투박한 움직임을 상상하지 말라. 사진 시트로엥

달린다. 서울을 벗어났다. 느긋하게 오후3시쯤. 목적지는 분명하지만 시간만큼은 여유롭다. 1.6ℓ 120마력 디젤 엔진 또한 풍요롭고 넉넉하다. 토크가 30.6㎏ㆍm에 이르기 때문인데, 그 말은 곧 액셀러레이터를 꾹 누르자마자 ‘훅’ 내달린다는 얘기다. 다들 덩치만 보고 오해하지만 일상적인 쓰임새로는 차고 넘치니 걱정만큼은 내려놓으시라.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는 디젤 엔진의 처지가 내심 걸리지만 현실적으로 장거리 여행에는 아주 적합한 유닛이다. 도심에서는 소형 전기차를 타고 고속도로 주행에는 미니밴이나 SUV를 타면 그야말로 완벽할 텐데…

가평휴게소의 주차 구획선은 배려가 넘친다. 음료수라도 팔아주고 싶을 정도다.
가평휴게소의 주차 구획선은 배려가 넘친다. 음료수라도 팔아주고 싶을 정도다.

그런 생각을 웅얼거리니 불쑥 휴게소가 나타났다. 가평휴게소는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고속도로의 유일한 하행선 휴게소다. 주차장 면적이 넓고 차간거리가 넉넉한, 그래서 자동차 애호가의 마음을 아는 깔끔한 곳이다. 시승차는 내 차도 아닌데다 주행거리가 두 자리에 불과한 완벽한 새 차니 조심할 수 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평소 ‘문콕’ 방지용 시퍼런 스펀지를 달고 다니는 자동차를 보면 고마우면서도 우리네 현실에 안쓰럽다. 어지간한 자동차의 차 폭이 2m에 육박하는 시대에 맞춰 주차장 폭의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 경차나 소형차를 타는 사람은 사실 배려심이 가득한 호인으로 봐도 좋겠다.

왜 이런 사진을 올려놨을까? 섀시에 관심이 많은 엔지니어라면 속내를 바로 간파할 텐데.
왜 이런 사진을 올려놨을까? 섀시에 관심이 많은 엔지니어라면 속내를 바로 간파할 텐데.

과연 유럽형 미니밴은 섀시 감각부터 달랐다. 뼈대가 강하고 튼튼하니 핸들링 감각이 탁월하다. A필러와 B 필러가 만나는 위아래 모든 부위는 완벽하게 보강되어 있다. 차체 하부만 보더라도 사각 강재를 가로로 덧댄 세팅이다. 시트로엥은 역시 미니밴조차 운전 재미를 품은 차였다. 그랜드 C4 피카소와 C4 피카소는 휠베이스(2730mm)가 같다. 트렁크 공간이 한층 넓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운전 재미가 이런데 C4 피카소는 어떨까 문득 궁금해진다. 아, 이쯤에서 그만하겠다. 오늘은 본격적인 시승기가 아니라 ‘활용기’니까.

전면 실드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더하면 5.7㎡에 이른다. 살짝 과장해 지붕 전체가 유리다.
전면 실드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더하면 5.7㎡에 이른다. 살짝 과장해 지붕 전체가 유리다.

여정은 이어진다. 하늘은 맑고 미세먼지는 보이지 않는다. 창을 열면 강원도의 쌀쌀함이 몰려들지만 닫으면 따뜻한 햇살의 기운만 넘실댄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트로엥 C4 그랜드 피카소는 ‘햇살 담은 자동차’ 같다. 컨버터블, 그러니까 뚜껑이 열리는 오픈카를 제외하고는 이 차야말로 가장 환한 자동차 ‘원 톱’이니까. 미세먼지가 창궐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투명한 햇살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속초시 수협 공판장에서 만난 미니밴 시리즈. 탁월한 디자인의 묘미가 느껴지는가?
속초시 수협 공판장에서 만난 미니밴 시리즈. 탁월한 디자인의 묘미가 느껴지는가?

중간 목적지는 속초시에서 운영하는 수협 공판장이다. 내가 이 곳을 들른 이유는 반 년 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이와의 인연은 경매로 낙찰 받은 상어가 속초 활어센터 횟집의 수족관에 새끼를 낳는 모습을 촬영한 유튜브 영상에서 비롯됐다. 횟집 주인이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들어 상어와 새끼들을 모두 살려주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그래서 호기심에 찾아갔던 가게의 주인이다. 실제 만나보니 정말 선한 사람이라 속초에 갈 때면 무조건 그곳만을 찾는다.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인터넷 포털에 ‘속초 수족관 상어’라고 입력해보라.

오랜만에 찾은 넉넉한 인심의 현장.
오랜만에 찾은 넉넉한 인심의 현장.

오랜만에 만났지만 넉넉하고 선한 인심은 그대로다. ‘사내 둘이 동해바다 낙조를 감상하며 소주 대신 콜라 한잔 한다’니, “고기는 맛만 보라”하며 손님 주머니 사정부터 챙긴다. 오늘 들어온 횟감 중에 가장 괜찮은 놈들 골라 안겨주며(해삼 말고 홍삼도 한 마리 건져주며) 오랜만에 왔다고 반색하는 넉넉한 웃음에 새삼 감동한다. 불쑥 만나도 얼굴 기억하고 살뜰히 챙겨주는 마음에 위안을 받는다. 사는 게 별거 아닌가 싶다. 그게 여행의 멋이고 인정의 맛이다.

포켓몬의 성지였던 속초에 왔으니 운전대를 넘기고…
포켓몬의 성지였던 속초에 왔으니 운전대를 넘기고…

잘 포장된 횟감을 들어서인지 속초항을 지나서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달뜬 바다비린내를 맡으며 다시 출발한다. 포켓몬의 성지라는 속초를 지날 때 우리가 그냥 스쳐갈 쏘냐! 운전대를 친구에게 넘기고 햇살 너른 보조석에 앉아 몬스터를 잡는다. 역시 바닷가라고 물가에 사는 몬스터가 종종 뜬다. 아바이마을을 유독 돋보이게 만든 다리 위를 건너가며 잉어킹을 캡슐에 담았다. 잡고 실력을 체크해보니 진화시키면 체육관에서 힘 깨나 쓸 캐릭터다. “유후! 갓차!”

“잡았냐? 잡았어? 뭔데? 뭐냐고?” 외마디 새된 소리에 운전하는 친구가 곁눈질로 말한다. 잉어킹라는 얘기에 씨익 웃더니 다시 운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쳇, 분명 갸라도스를 갖고 있군.” 취미가 같은 오랜 친구는 이래서 좋다. 철 지나 만난 지인이라면 “다 큰 사내가 포켓몬이 뭐냐”고 쯧쯧쯧 혀를 찼을 지도 모를 일이니까.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저 뒤로 바다가 보인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저 뒤로 바다가 보인다.

드디어 목적지인 양양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나와 비슷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진 선배가 추천해준 천혜의 명당이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차를 주차할 수 있어 시동을 끄면 파도소리가 들린다. 일단 차를 세우고는 모래사장으로 걸어나갔다. 태평양과 육지가 만나는 그 지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니 풀썩 드러누웠다. 한낮의 온기를 살짝 머금은 모래를 한줌 움켜쥐고는 흔든다.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흘러내리는 허망한 떨굼이 마치 우리네 인생 같다. 그렇게 파도의 노래를 들으며 치유의 시간을 보낸다.

”맛있냐? 나도 맛있다.” 즉석 좌판이 된 실내 모습. 2열과 3열 사이 움푹 파진 발 공간이 예술이다.
”맛있냐? 나도 맛있다.” 즉석 좌판이 된 실내 모습. 2열과 3열 사이 움푹 파진 발 공간이 예술이다.

그것도 잠깐, 춘삼월이지만 아직까지는 쌀쌀한 기온이 사내의 낭만을 짓이긴다. 삼십 분 남짓 누워있었나? 이내 오한에 떨며 서로 얼굴 한번 쓱 훑어보고는 차로 후퇴했다. 저녁 겸 ‘먹방’을 즐길 차례니 뒷좌석을 접고 아늑한 공간을 만든다. 그랜드 피카소는 참 멋진 차다. 텐트보다 아늑한 좌판이 실내에 펼쳐진다. 불과 한 시간 전에 힘차게 펄떡거리던 생명은 먹이사슬의 법칙 앞에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정작 난 두껍게 썬 횟감 한 입에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싶은 유혹과 사투를 벌였을 뿐이었다. 주차장 앞 편의점에서 소주 한 병 들고 오더니 이내 병나발을 부는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게 오늘의 내 임무니까. 술이 녀석을 마시기 시작하면 모래사장에 재우면 그만이다.

이제는 다시 귀경할 시간이다. A필러에서 시작되어 C필러로 마무리되는 아치형 루프가 근사하다.
이제는 다시 귀경할 시간이다. A필러에서 시작되어 C필러로 마무리되는 아치형 루프가 근사하다.

양양에서만 그렇게 네 시간을 머물렀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음식을 나누고 음료를 마셨다. 내가 간간히 내뱉는 탄식 “음”은 널 이해한다는 추임새였고,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그에 대한 나름의 배려였으며 음주를 참기 위한 나직한 다짐이었다. 술 기운에 살짝 졸기 시작한 친구를 옆에 태우고 다시 서울로 떠나가는 길. 코스는 오후의 역순이지만 출발과는 다르게 스스로 울적한 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 소중한 친구를 위해 꼬박 하루를 내어준 노력은 보상 받은 셈이다. 다들 지겨울법한 단어 ‘힐링’의 원천은 의리 깊은 ‘우정’에서 비롯됨이 분명했다.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달리면 20km/ℓ의 연비쯤은 너무나 쉽게 나온다.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달리면 20km/ℓ의 연비쯤은 너무나 쉽게 나온다.

참, 탄탄한 승차감으로 우리를 달래준 피카소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운전 재미가 없었다면,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고 달리지 않았다면 ‘힐링’은 분명 반감됐을 테니까. 1.6 엔진이 이런데 2.0 엔진의 성능이 어떨지 궁금하다. 약 500km 가량을 달려낸 연비는 15.7km/ℓ. 그러니까 내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주유비는 4만원이었고 통행료는 왕복 2만원을 넘지 않았다. 가만 있자, 우리가 먹어 치운 생선값이 얼마였더라? 셈법에 서툴진 않지만 굳이 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 나는 최고의 하루를 보냈으니까!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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