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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용의자들, CCTV 고장난 줄 알고 과감한 범행”

입력
2017.02.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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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공항 CCTV에 포착된 김정남 암살 용의자 흐엉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공항 CCTV에 포착된 김정남 암살 용의자 흐엉의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범행에 앞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감시카메라인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공항 직원의 말을 듣고 경계를 늦췄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2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북한 용의자들은 공항을 사전 조사하면서 감시카메라 작동 상태를 공항 직원들에 물었지만 ‘사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다.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감시시설과 관련한 질문에는 진실을 답하지 않는다’는 매뉴얼에 따라 직원들이 움직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공항직원들의 말을 그대로 믿은 용의자들이 과감하게 범행을 실행했다가 제대로 작동하는 CCTV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기자는 이 같은 분석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2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서 공항 직원들에게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아 보인다.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답한 8명 중 6명은 ‘작동되고 있지 않다’ ‘이전부터 멈췄다’고 말했다. 보안을 위해 질문에 거짓의 답을 내놓는다는 지적이 확인 된 것이다. 김정남을 암살한 북한 용의자들도 결국 이러한 매뉴얼에 속아 마음을 놓고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신문은 “범인들이 직원의 말을 그대로 믿고 경계를 늦춘 결과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빠른 특정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말레이 당국이 용의자 주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 중 한 명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공항에서 체포될 당시 여권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여권을 놓고 온 것이라면 출국 계획 없이 공항을 찾은 것으로 이유가 무엇인지 주목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7일 “흐엉이 15일 공항에서 붙잡일 당시 여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라며 “도망갈 준비 없이 경계가 심한 공항에 왔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흐엉이 자신에게 지시한 남성이 사라지자 그를 찾으러 했거나 보수를 받으러 공항에 다시 왔을 수 있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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