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담대한 희망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외치며 미국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가 20일 제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오바마 못지않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지난 11일 시카고에서 열린 고별연설에서 남편 버락 오바마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사각 프레임 안에 담긴 지난 8년간의 오바마 미국 대통령 모습은 권위보다 소통이었고 어울림이었다. 표정은 꾸밈이 없었고 몸짓엔 가식이 없었다. 상대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 무릎을 굽혔고 바닥에 엎드리거나 눕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피자 상자를 직접 나르고 햄버거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어도 어색하지 않다. 탁구채를 들어도, 골프 클럽을 쥐어도 잘 어울린다.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어도 ‘쇼’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의 ‘진짜’ 삶의 일부처럼 자연스럽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렸을 때부터 약자와 소수계층에 관심을 가졌고 농구부 활동으로 신체적 감각을 끌어 올렸다. 젊은 날 한때 마리화나를 피우며 방황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경험은 그를 다재다능하게 만들었고 청소년기 실책은 공감력을 높이는 바탕이 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추지 않았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진정성으로 둘러싸인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그는 또한 누구 못지않게 포토제닉했다. 외신과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마주하는 그의 사진은 언제나 자연스럽고 신뢰가 넘쳤다. 사진 속 그의 모습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동료이자 친구였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백악관에 들어올 때 11살이던 큰딸 말리아는 이제 하버드 대학생이 됐고 그들을 지켜온 반려견 ‘보’와 ‘서니’도 백악관을 떠난다. 대통령의 일상을 기록했던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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