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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역할 더 커질 것… 개혁개방ㆍ자유무역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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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학계의 대표적 소장학자인 왕슈광(王曙光ㆍ46) 베이징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지난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반세계화ㆍ보호무역 흐름에 대해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세계화의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반세계화의 모순이 드러날 것”이라는 말로 중국 정부의 개혁ㆍ개방 및 자유무역 확대 입장을 옹호했다.
왕 부원장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통상ㆍ무역 마찰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양국 국교 정상화 이후 정치ㆍ군사문제가 경제ㆍ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며 미중 간 충돌이 전면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청사진과 관련, “공급측 구조개혁과 수요 창출ㆍ관리 정책을 병행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속성장에서 질적 개선으로의 방향 선회가 세계화의 흐름에 부합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_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등으로 반(反)세계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100여년 동안 세계화 담론은 일종의 경제적 화두이면서 정치ㆍ군사적 용어였다. 강대국들은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경제ㆍ군사ㆍ문화적 역량을 동원해 자국의 경제 시스템과 가치관을 약소국들에게 강요했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근래 들어 세계화 흐름에 역행하고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협력과 공존이 일반화한 오늘날 계속 문을 걸어닫고 지내는 건 불가능하다. 조만간 반세계화의 모순이 드러날 것이다.”
_세계화 후발주자인 중국이 현 시점에서 자유무역 확대를 강조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볼 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나라는 자유무역 확대를 통해 세계시장을 추구한 반면 경제 상황이 내리막길에 있는 나라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다. 현재 글로벌 경제시스템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고, 중국의 경제총량도 조만간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상승 단계에 있는 중국은 자국 산업 발전과 세계시장 개척을 위해 자유무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_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ㆍ무역 분야 뿐 아니라 외교안보 갈등현안도 언제든 폭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환율조작국 지정이든 고율의 관세 부과든 모두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경제에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어 징벌적 성격을 갖지는 못할 것이다. 중미 양국은 서로가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국가다. 미국 정부가 미국인들의 복리를 저해하는 조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지난 수십년간 정치ㆍ군사문제가 중미 간 경제ㆍ무역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크지 않았다. 국교 정상화의 주역인 닉슨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반중 인사였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중국을 도발함으로써 표를 얻었지만 백악관 입성 후에는 모두가 중국과의 교류ㆍ협력을 강화했다. 트럼프 정권에서도 양국 간에 국지적인 무역 마찰은 일어나겠지만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_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질 텐데.
“이는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의 의지를 꺾는 문제가 아니라 양국의 경제와 전반적인 국력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미국의 미래전략이 수축되는 건 필연적이다. 반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식 패권 추구가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지구촌 전체의 공존공영을 우선시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그렇고 지역경제협력체의 문턱을 낮춘 것도 마찬가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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