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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이복 오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1조원 프로젝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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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동산 규모만 1000억원… 금고에 현금 등 2000억 가량
김기춘,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 74년쯤 사무실서 만난 것 기억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이복 오빠인 최재석(63)씨는 1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충격적인 발언들을 쏟아 냈다. 부친 최태민(1994년 사망)씨가 30여년 전부터 해외에 재산을 은닉했고, 그 무렵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무려 1조원을 목표로 돈을 끌어 모았다는 증언은 최씨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민씨와 네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번째 부인인 임선이(2003년 사망)씨나 임씨의 딸 순영ㆍ순득ㆍ순실ㆍ순천씨와는 사실상 남남이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순실씨의 해외 차명재산이 독일에만 8,000억원, 유럽 전역으로는 최대 10조원까지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한 것인가. 국내 재산과의 관계는.
“나도 10조원 정도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친이 생존해 있을) 당시에만 해도 부동산이 1,000억원 정도 됐고, 동산도 2,000억~3,000억원 정도 됐다. 합하면 3,000억~4,000억원 아닌가. 20~30년이 흘렀는데 (물가 상승이) 10배만 해도 얼마인가.”
-부동산만 1,000억원대였나.
“아버지가 그 당시에 갖고 있는 부동산 가치의 합계가 그렇다.”
-관련 목록이 있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다 냈다. 나와 비슷한 자료들을 이미 갖고 있더라.”
-특검팀에서 최씨 일가의 해외 재산을 추적 중인데, 독일 재산은 극히 일부인 것 같다.
“새 발의 피다. 스위스에 제일 많다. 원래 종잣돈이 거기에 있었다”.
-어떤 재산을 말하는 것인가.
“그건 말할 수 없다. 안 된다. 어쨌든 종잣돈은 스위스에 있었고, 아버지 대(代)에도 있었다.”
-최태민씨 사망 이전인가.
“이전이다. 1985년쯤 아닌가 싶다. 얼마인지, 왜 거기에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돈에서부터 (최순실씨 일가의 해외 재산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순실씨와 관련된 돈인가.
“전혀 아니다. 아버지 혼자서 재산을 관리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한테 (삼청교육대 일로) 당했잖나. 복수심이 생겼겠지. 그래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 1조원이 필요하다 등의 생각을 했고, 이를 위해 돈을 모았던 것이다. 영남대 재단(의 재산)을 팔았든, 청와대에서 갖고 나온 돈이든, (돈을 모은 방법은) 나는 모른다. 해외에도 이미 돈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른다. 해외에 있는 돈 자체가 누구 돈인지 모른다. 스위스 재산을 본 적은 없지만, 스위스와 유럽에 돈이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국내 재산은 어떤가.
“아버지가 ‘이건 내 돈이 아니니 널 줄 수 없다. 주면 나중에 사달이 난다’고 했다. 지금 사달 난 거 아니냐. 이런 사태를 예견하셨던 것 같다.”
-국내에 최순실씨 재산 관련 조력자가 있을까.
“(아버지가) 영남대도 팔고, 땅도 팔고, 문화재도 팔고 해서 돈을 모았다. 누구 청탁을 들어주고, 기업에 돈도 내라고 하고 그러면서 만든 것이다.”
-그 돈을 금고에 쌓아둔 것 아닌가.
“그렇다. 작업을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려고. 그러고 나서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에 나에게 말씀하셨다. 강남의 R호텔 사우나에서. ‘아, 대통령 만드는 건 무리인 것 같다. 이 돈은 돌려드려야겠다’고. 그러고 나서 타살 당한 것이다.”
-최순실씨 측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보면 보통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들이 사실상 국가를 거느리고 있지 않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최순실이 하는 회계사 사무실이 몇 군데 있는데, 이들이 (재산) 분산을 잘 한다.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다. 부동산은 누구, 현금은 누구, 이런 식으로. 최씨 자매들이 아마 다 따로따로 안가를 갖고 현금이나 동산을 감춰 두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절대로 남들에게 안 맡긴다. 남들을 안 믿는다.”
-재산 형성의 시작이 나와야 할 텐데.
“93년쯤 아버지가 나에게 노란 봉투 두 개를 줬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이 있었는데 그냥 두고 중국으로 갔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했고, 귀국해 확인해 보니 (최씨 자매들의 소유 부동산이) 다 맞더라. 계산해 보니 1,000억원대 정도 됐다. 금고에 있던 현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은 2,000억~3,000억원가량 된다고 아버지한테 들었었다. 그 때 목표는 1조원이었는데, 3,000억원까지는 된 것이다. (최순실씨 일가가) 동산을 팔아서 해외로, 예전 채권이 1만원을 3,000원에 사면 언젠가 1만원이 되는 식이다. 거기에 이자가 붙는다. 당시 1,000만원이라면 30년 후에는 2억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도자기, 그림, 청와대에서 나온 물품 등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재산들도 있었다.”
-재산 목록을 특검에 다 제출했나.
“다 냈다. 아버지가 남겨준 것들은 다 냈다. 그런데 특검에서도 이미 거의 다 갖고 있었다.”
-아까 언급한 3,000억 재산에 대한 근거는 있나.
“특검에 다 제시했다. 30여년 간 갖고 있던 것인데 다 냈다. 해외재산도 특검에서 상당히 많이 자료를 갖고 있었다.”
-최순실씨의 독일 재산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나.
“최순실은 독일에 84년부터 갔었다. (전 남편인) 정윤회와는 나중에, 94~95년쯤부터 갔을 것이다. 최순실이 원래 독일에서 유학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유치원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어를 좀 할 줄 안다. 본격적으로 독일 진출한 것은 94년 이후부터인 걸로 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부친의 관계가 있나.
“김 전 실장은 40년 된 권력이다. 김 전 실장은 원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가깝다. 아버지와도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그 다음에 최순실과도 알게 된 게 아닌가 싶은데 이건 추정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73년인가, 74년쯤에 아버지 사무실에서 김 전 실장과 아버지가 만났다. 그 땐 ‘김기춘’을 모르고 나중에야 알았다. 그 당시에 아버지와 말을 나눌 정도면 젊은 사람이 굉장히 ‘잘 나간’ 것이다. 아버지 사무실이 아무나 들어가는 데가 아니었다. 결국 그가 뿌리다. 이번에 이를 완전히 드러내야 한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에야말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을 뽑아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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