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국정교과서 운명 결정의 날… 1년 유예 유력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역사 국정교과서의 운명이 27일 결정된다. 도입을 1년 미루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교육부는 “27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 형태로 역사 국정교과서의 현장 적용 방안을 발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정교과서를 학교에 언제, 어떻게 적용할지, 그간 수렴된 의견(3,807건)은 구체적으로 뭔지를 공개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안팎에선 국정교과서 적용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야당과 시도 교육감, 시민사회, 학계 등이 국정화를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일단 완전 폐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적용 연기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 없이 교육부 장관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라디오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시작부터 잘못된 정책”이라며 정책 변경을 시사함에 따라 이런 추측에 더 무게가 실린다.
1년 유예 방안을 정부가 확정할 경우 당초 내년 3월인 역사 국정교과서 도입 시기가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다른 과목들처럼 2018년으로 조정되고, 당장 내년에는 각 학교에서 기존 검정교과서가 사용된다.
정부 방침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역사학계는 총궐기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낭독된 국정교과서 폐기 촉구 성명서에는 164개 대학과 164개 역사 관련 학회 및 단체에 소속된 역사학ㆍ역사교육학 전공 교수와 연구자 1,579명이 연명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회에서 탄핵 당한 박근혜 정부가 독단적으로 추진했던 국정교과서도 탄핵 대상”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역사학계 인사들은 이날 국정교과서 분석 결과도 공개했다. 전근대사 부분을 맡은 송양섭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고교 ‘한국사’에만 서술상 문제점이 선사 및 고대 131건, 고려 47건, 조선 91건 등 269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근현대사 분석을 담당한 김성보 연세대 사학과 교수(역사문제연구소장)는 “3ㆍ1운동 등 민중운동을 설명할 때 원인은 무시하고 우연한 계기만 강조하는 서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이 (정유라의) 말(馬) 때문에 발생했다고 해야 하냐”라며 최순실 게이트에 빗대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