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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청문회서 ‘아니다ㆍ모른다’로 일관한 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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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 비리와 핵심 인물인 최순실ㆍ차은택씨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검찰의 해경 압수수색과 관련한 외압 행사나 부당한 인사 개입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계기가 된 ‘최순실 국정농단’등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비서관ㆍ수석으로 있으면서 비리 방조 내지 묵인,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사전에 좀 더 세밀히 살펴 알고, 막고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지한 반성이 아니라, 최씨 비리에 대해 미리 알지 못해 막지 못했을 따름이지, 대통령 비선 실세라 눈감은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당시 최순실이 권력서열 1위라는 말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 언론, 검찰도 주목한 곳이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 측근 관리라는 직무에 비춰 어처구니 없는 변명이다. 특검 수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자신의 무능ㆍ직무태만을 부각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나라를 통째로 뒤흔든 사건의 성격상 무능ㆍ무책임만으로도 석고대죄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그의 자세는 뻣뻣하고 차분해 참회의 빛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 전 수석은 핵심 당사자인 최씨나 차씨와 만난 적도 없고,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청문위원과 증인이 우 전 수석이 두 사람을 알고 있었을 법한 정황과 관련자 전언을 들이댔지만 ‘모르쇠’벽은 허물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청문회 증인 출석 회피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집을 지키고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의 증인출석 요구가 사전에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인데 언론 탓으로 돌리는 황당한 변명으로 고의회피 의혹을 피해 갔다. 그의 청문회 답변에 비추어 앞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증인의 청문회 답변과 의혹 보도를 사전 연구해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위해 출석을 최대한 미룬 것이란 인상이 짙다.
그런데도 국회 청문위원들은 사전 조사와 준비가 덜된 탓인지 우 전 수석의 전략을 전혀 깨지 못하고 겉돌았다. 일부 청문위원은 “국민이 보고 있다”는 등 ‘사또 재판’식 질의로 시간만 허비했다.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진실과 청문회 위증 여부는 결국 특검이 가려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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