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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상한 국악방송 사장 교체과정… ‘최순실ㆍ차은택 사단’ 입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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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사장 임기 만료 앞두고
문체부 담당 과 사실상 감사
임기 만료 한달 반 지나
문화융성위서 車씨와 활동한
송혜진 교수 사장으로 올라
미르재단 초대 이사를 지낸 송혜진(56ㆍ사진)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악방송 신임 사장에 오르기 직전, 문체부가 국악방송을 상대로 사실상의 ‘감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자신이 연임된 줄 알았던 당시 사장은 임기만료 한달 반이 지나서야 사장 교체를 통보 받고 나갔다. 송 교수는 최순실(60)씨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47)씨와 현 정부 문화융성위원회에서 함께 활동(전문위원)한 적도 있어, 그의 사장 선임 배경에 이른바 ‘최순실 사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8일 복수의 국악계 인사들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 직원 4, 5명이 예고도 없이 국악방송에 들이닥쳐 3년치 큐시트와 출연료 지급규정 등을 훑었다. 이를 두고 국악방송 안팎에서는 “사장 교체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6월 6일 임기만료를 앞둔 채치성(63) 당시 사장의 흠집을 잡아 연임 여론을 꺾으려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악방송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일주일간 감사가 진행됐고, 문체부 직원들이 강압적이어서 채 사장이 담당 사무관에게 항의까지 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할 정도로 감사 강도는 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문체부 감사관실 관계자는 “올해 국악방송에 대한 종합감사와 특별감사, 복무점검 등 일체의 감사를 실시한 바 없다”며 “다만 주무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집행점검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 과가 임의로 한 일이라는 것이다. 국악방송을 담당하는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 우상일 예술정책관은 “특별감사는 아니고 당시 제보가 있어서 담당 과 직원이 나가 확인했다고 들었다”며 “(제보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우 정책관은 2014년 1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는 쪽지를 김종(55) 전 문체부 제2차관에게 건네 논란을 일으킨 인사다.
이후 채 전 사장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해 임기 만료 후에도 출근했고 연임된 것으로 여겼다. 그러다 7월 20일 뜬금 없이 국악방송 사장실로 송 사장 취임을 축하하는 난이 배달됐다. 당시 국악방송 내부에서는 “배달된 난을 보고서야 사장 인사를 알게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문체부는 이 같은 해프닝 이틀 후인 22일 비로소 국악방송에 사장 교체 사실을 통보하고 인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송 사장은 “6월 8일 문체부에서 국악방송 사장 지원 서류와 신원진술서 요청을 받아 제출한 뒤, 7월 20일쯤 임명장을 언제 수령하겠냐고 묻는 전화가 왔다”며 “이 전화를 사장 선임 통보로 알고 지인 3명에게 소식을 알렸는데, 지인 중 한 명의 사촌이 먼저 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문체부는 국악방송 정관에 따른 인사였다고 해명했지만, 송 사장 주장대로라면 공모와 면접 절차 없이 서류 심사만 거쳐 사장이 선임된 셈이다. 앞서 송 사장은 자신의 교수 자리 후임으로 차씨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부인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연간 예산이 120억원에 달하는 국악방송의 수장으로 송 사장이 선임된 배경에 대해 문체부가 “공연전통예술과 소속 5급 사무관의 추천이 있었다”고 설명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악계 주변에선 송 사장 선임에 차씨와 김 전 수석, 김 전 차관 등과의 ‘특수 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차관은 “국악방송은 1차관 소관이고 송 사장도 잘 모르는 사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송 사장 또한 “그런 관계에 놓일만한 일이 있지도 않고 의혹이 있다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d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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