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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승인없이 50조 발동 불가” 고법 판결 … 英정부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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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 제동이 걸렸다.
3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이날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메이 총리는 의회 승인 없이 내년 3월 말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법원 판결로 영국 정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브렉시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정부는 ‘왕실 특권’(royal prerogative) 아래서 EU 탈퇴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측에 협상 개시 의사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며 “‘유럽연합법(ECA) 1972’에 정부 주장을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정부 주장은 ‘유럽연합법 1972’ 규정과 의회 주권의 근본적인 헌법적 원칙들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대표인 지나 밀러 등 원고들은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면서 지난달 소송을 제기했다.
밀러 측은 50조 발동은 지난 1972년 EU에 가입하면서 의회에서 승인된 ‘유럽연합법 1972’에 의해 부여된 시민들의 권리들을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EU를 떠난다면 이 법에서 부여한 “근본적인”권리들이 의회에 의해 복원될 수 없게 된다면서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권리들을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러미 라이트 법무상 등 정부 측은 50조를 발동하는 것은 정부의 ‘왕실 특권’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왕실 특권은 수백 년 동안 영국 군주가 외국과 조약을 맺거나 해지하면서 행사해온 권한이다.
정부 대변인은 대법원에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미 해당 공판을 위해 12월 5~8일 일정을 비운 상태다. 가디언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이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정부의 협상은 의회의 통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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