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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사태 와중에 낙하산? 전문건설공제조합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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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내정설… 조합원 강력 반발
국내 전문건설 업체들에게 융자ㆍ보증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이 대표 격인 이사장 선임을 놓고 또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월 전임 이사장이 임기 1년반을 남기고 돌연 사퇴한 후, 후임 인선 과정에서 ‘전문성 부족’ 시비가 붙은 후보가 지난달 총회에서 거부됐음에도 이번달 또다시 후보로 추천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정치권 내정설’까지 파다한 상황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오는 10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상근 전 롯데건설 상무를 새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4만5,000여 전문건설사에 사업 시 필요한 보증, 융자,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다. 전문건설사들이 조합원인 100% 민간기관이지만 국토교통부가 인가ㆍ감독을 맡고 있어 대대로 국토부 관료 출신이 이사장을 독식해 왔다.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민간 출신인 이원익 전 삼성물산 부사장이 이사장에 선임됐으나 중도 사퇴했다. 한 조합 대의원은 “이 전 이사장이 돌연 사퇴할 때도 친박계ㆍ청와대 인사의 압력 때문이란 소문이 무성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후임 이사장 후보로 추천된 이상근씨는 역시 민간 출신이지만 회사에서 주로 경리업무를 담당해 건설 관련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총회에서도 이씨가 이사장 후보로 추천됐으나 “이사장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로 소동 끝에 의결정족수(출석인원의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이사장 선임안이 부결된 건 조합 설립 후 처음이었다.
조합원들은 이사장 후보 추천권한을 가진 조합 운영위원회가 또 다시 이씨를 이사장 후보로 추천하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다수 조합원들은 신홍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 조합 운영위원들이 “윗선 지시라 어쩔 수 없다. 신임 이사장은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거다. 우리도 관급공사를 따내려면 위에서 내려온 부탁을 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회유책까지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임시총회가 열리는 11월10일은 전임 이사장의 잔여 임기가 1년 1일 남은 날이다. ‘전임 이사장 잔여임기가 1년 이하일 경우에만 3년 임기 부여한다’는 정관에 따라 새 이사장은 이번에 선임될 경우, 현 정권 임기와 비슷한 내년 11월 11일까지의 전임 이사장의 잔여 임기만 채우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최순실 사태 와중에도 낙하산 인사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사장 선임 등 인사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으며 조합원들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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