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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검찰 수사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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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변호인 통해 도피ㆍ잠적 의향 부인
검찰 요구땐 곧바로 자진 귀국 밝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된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최씨와 딸 정유라(20)씨는 검찰 출신 변호인을 선임하고 귀국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씨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는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씨는 도피하거나 잠적할 의사가 없다”며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고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는 게 최씨와 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는 출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위법이나 범죄행위가 있다면 달게 (처벌을) 받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이날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이성한(45)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미르재단의 설립 및 모금 경위, 최씨의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등 최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를 상대로 한 조사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미르 설립 멤버인 이씨는 “최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 받아 검토했다. 최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검찰은 또, 전날 밤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최씨의 다른 최측근 고영태(40)씨에 대한 조사도 이어갔다. 최씨의 기업 더블루K의 한국 및 독일 법인 이사 고씨는 최근 최씨와 갈등을 빚기 전까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최씨와 관련한 의혹을 풀기 위한 ‘키맨’으로 지목됐다. 고씨는 한 언론에 “최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뜯어고치는 것”이라고 밝혀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미르ㆍK스포츠 설립 및 모금 경위뿐 아니라 최씨와 청와대 관계자들과의 교류 및 청와대 문건 유출 등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와의 대질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수사본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승철(57) 상근부회장과 박모 전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미르ㆍK스포츠가 대기업들로부터 774억원을 모으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을 상대로 검찰은 자금 출연 과정에 강요가 있었는지,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정동춘 전 K스포츠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등 미르ㆍK스포츠 관계자의 주거지 8곳을 압수수색했다. 26일 두 재단과 전경련, 최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시작으로 검찰이 사흘 연속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건 증거인멸 정황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씨와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중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광고감독 차은택(47)씨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주 중 귀국할 의사를 내비쳤다. 차씨는 지난 24일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곧 검찰에서 소환한다고 들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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