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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풍문으로 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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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심사서 총리에
“朴 날짜 장소 따라 옷 교체” 따져
崔 명성황후 시절 무당에 비유도
‘7시간 미스터리’도 다시 거론
정치권에서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시중에 떠도는 루머 수준의 의혹 제기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태민씨의 사이버 종교 이력으로 인해 그 딸인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무속적 연관성이 집중적인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간 공식 석상에서 다뤄지기 어려웠던 의혹이 ‘최순실 쇼크’로 여과 없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중의 의혹을 풀어야 할 정치권이 진상 규명 노력은 없이 풍문만 증폭시키다 보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2017년 예산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날짜에 따라, 가는 곳에 따라 무슨 옷을 입으라는 것은 주술적 의미 있다”며 “대통령이 그런 점에 영향을 안 받았다고 확신하느냐”고 따졌다.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담당해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최씨가 준비한 의상에 주술적 의미가 담겼을 것이란 의혹이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뮤지컬 ‘잃어버린 1895년’에 등장한 명성왕후 시절의 무당 ‘진령군’과 최순실을 빗대며 “최순실은 21세기 진령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명성왕후는 무당 말 한마디에 따라 조정의 인사를 결정했고 이 무당에게 아첨하여 뽑힌 무능하고 부패한 관료들 때문에 조선은 역사의 종언을 고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제기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예결위 질의에서 “300명의 학생이 수장됐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이 아직까지 해명되지 않았으며 세월호 참사가 최순실과 연관되어 있다는 국민들의 의혹이 있다”며 “전혀 연관이 없다고 단언하려면 그 증거를 대라”고 주장했다. 황 총리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서 세월호 관련 대책에 협의와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는 “봉건 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최순실 쇼크’로 정치적 상식이 무너진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순실 같은 인사들이 국가 정책과 인사까지 개입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납득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풍문들이 그럴 듯한 개연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풍문에만 의존해 국민적 분노에 편승하다 보면 언제 여론이 돌아설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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