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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ㆍ무대책ㆍ무응답… 국정위기 타개 ‘골든타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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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도부 사퇴 등 놓고 혼선
黃총리ㆍ국무위원은 ‘맹탕 간담회’
이원종 실장 “대통령도 피해자”
예결위서 부적절한 발언 후 사과
공직사회 전체가 우왕좌왕
박근혜 정부를 이끄는 당ㆍ정ㆍ청이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한 국정공백 사태에 아무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의 3각축이 속수무책으로 무기력에 빠지면서 사태수습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권력 핵심마저 우왕좌왕하면서 전체 공직사회는 물론 민심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인적 쇄신 요구에 박 대통령은 이틀째 답을 않고 있다. 정부 내각과 청와대는 위기 타개를 위한 제대로 된 대책도 제안하지 못한 채 박 대통령의 하명만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내 분출하는 의견들을 아우르지 못하며,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여 또 다른 리더십의 위기를 자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틀 째인 27일 새누리당에선 지도부 사퇴, 박 대통령의 탈당 및 특검 조사 대상 여부,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을 두고 산발적인 주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날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청와대에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특검 수용까진 끌어냈지만 그밖에는 이견이 조율되지 못한 채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 책임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 대표는 최순실 사태에 연대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고, 남경필 경기지사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현 지도부 체제는 수습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비박계 홍문표 의원도 "지도부가 바른 말 한 번 못하고 이 지경이 됐다. 천막당사의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이에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최악"이라고 맞섰다. 박명재 사무총장도 최고위원회의 직후 "지도부 거취는 어제 (의총에서) 다 결정된 것"이라며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을 향한 탈당 요구는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맞물려 계파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한대한민국연구소’ 출범식 축사에서 “대통령이 인사ㆍ내각의 쇄신을 통해 국정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돕자”고 방어막을 쳤지만, 김무성 전 대표는 “국민 신뢰를 잃은 국가 리더십으로 현 체제가 유지되어선 안 된다.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이 특검의 조사 대상이냐를 두고서도 당내 이견이 속출했다. 김용태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도 특검 수사를 피할 어떤 법적 사유도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 탈당의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이런 현안을 풀어내야 할 이정현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취재진을 피해 비상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총리실은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었지만 역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간담회는 공직사회의 이완과 복지부동을 차단하는 내각 다잡기 논의에 그쳤다. 황교안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최씨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공직자들의 흔들림 없는 업무 집행, 공직 기강 유지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40분간 진행된 간담회 뒤에 발표 것은 부처간 협의체계를 강화하고 국무위원간 간담회 등을 자주 갖자는 정도의 맹탕 대책이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 해야 할 비서실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상황 인식이란 비판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청와대 참모진 사퇴에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커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송용창 기자 hermeet@hankookilbo.com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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