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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개헌, 여당 핵심부도 방향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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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자 출신 정종섭은 이원집정부제
이정현 대표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내각제 지지
당내 의견 조율도 쉽지 않을 듯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꺼내든 가운데 여권 내 개헌론자와 당 지도부가 주장하는 개헌 방향은 제각각인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급속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에 빠져든 박 대통령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반대를 넘는 것은 물론이고, 당내 이견까지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여서, 개헌 추진이 제대로 될지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헌법학자 출신으로 20대 국회 초기부터 개헌론에 드라이브를 걸어온 친박계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다. 당내에선 정 의원의 주장이 이원집정부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통령 직선 내각제’로 명명한 그의 안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은 국방ㆍ외교를, 내치와 관련한 각종 권한은 내각이 맡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그는 개헌 필요성을 청와대에 끊임없이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정 의원의 제안을 듣고 개헌 이후 여권 주도의 제3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정무적 계산을 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는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정ㆍ부통령제 도입을 주장해왔다. 대통령 중임제로 정책 연속성을 높이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고, 대통령이 영남 출신이면 부통령은 호남 출신으로 하는 등 지역안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24일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이 나오자 “제로그라운드(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중립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내각제를 주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분권을 확립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독일식 내각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권 핵심부가 개헌을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어 국회 개헌특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내부의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한편 정부는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개헌 추진 방침에 따라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준비하는 조직을 설치키로 하고 부처간 협의에 착수했다. 황교안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그간의 환경변화에 맞게 국정운영의 큰 틀을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헌법 개정 추진 체계 협의와 국민여론 수렴 등 범정부차원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헌법 개정을 위한 부처간 협의를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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