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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ㆍ부동산이 근근이 떠받쳐도…성장률 4분기 연속 0%대

입력
2016.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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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단종ㆍ현대차 파업 여파

제조업 7년6개월 만에 최악

“역동”과 거리 먼 저성장 고착화

4분기는 더 암울한 성적표 예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전 분기보다 0.7% 성장하는데 그쳤다. 4분기째 0%대 성장률이다. 그나마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건설투자 등 재정과 부동산이 간신히 떠받친 결과다. 불과 하루 전 “우리 경제가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자화자찬식 시정연설과는 너무도 괴리가 있다. 더구나 악재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4분기에는 이 보다 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377조9,52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0.8%)에서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4분기(0.7%) 이후 4분기 연속, 지난해 3분기(1.2%)를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 이후 8분기째 0%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2.7%)도 2분기(3.3%)보다 하락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액이 반영됐고,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이 3분기 GDP 성장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자동차업계 파업 등으로 3분기 제조업은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1.0%)을 보였다.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민간소비 증가율(0.5%)이 2분기(1.0%)보다 반토막 난 것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성장률을 간신히 0%대 후반으로 유지시킨 건 정부 재정, 그리고 부동산이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정부소비 증가율은 2분기 0.1%에서 3분기 1.4%로 크게 상승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 지출의 3분기 GDP 성장 기여도(0.2%포인트) 역시 2분기(-0.3%포인트)보다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건설투자도 높은 성장세(3.9%)를 기록했다.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6.8%, 2분기 3.1%, 3분기 3.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가 GDP 성장을 견인했다”(정규일 한은 국장)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 3분기 건설투자가 GDP에 기여한 정도는 0.6%포인트로 지출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0%만 넘기면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2.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4분기는 청탁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위축과 구조조정 본격화로 인해 고용위축, 지역경기 침체, 투자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만큼 그나마 경기를 이끌어온 건설투자조차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연내 확실시 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도 여전하다.

이젠 저성장 고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세가 됐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위적인 경제처방으로 국내 경기를 끌고 왔지만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끊겨버린 모습“이라고 진단했고,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분기별 경제성장률 역시 0.4~0.7%사이에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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