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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차은택 연결한 진짜 고리는 崔의 조카 장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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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덱스포츠 설립·운영 과정에 개입 드러난 최순실 언니의 딸
고교시절 랭킹 1위 승마 유망주… 연예계 관련 일하며 車와 친분
장씨 거주 제주 고급빌라 가보니
16세대 중 유일하게 '사설 경비'… 주민들 "의혹 이후 모습 안보여"
최순실(60)씨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유화 의혹과 관련해 그의 조카 장시호(37ㆍ개명 전 이름 장유진)씨가 새로운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씨 언니의 딸인 그는 당초 미르재단 기획자로 지목된 광고감독 차은택(47)씨와 최씨를 연결해 준 인물들 중 한 명 정도로만 거론돼 왔다. 하지만 최씨 소유인 독일 페이퍼컴퍼니 ‘비덱 스포츠’의 설립ㆍ운영 과정에도 일부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알려진 것보다 깊숙이 개입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씨와 차씨의 ‘진짜 연결고리’는 장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까진 펜싱 국가대표 출신이자 최씨 모녀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K의 한국과 독일 법인 모두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고영태(40)씨가 그러한 역할을 했다고 거론돼 왔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씨에게 처음으로 차씨를 소개해 준 인물이 조카인 장씨”라고 말했다. 최씨와 특별한 접점이 없었던 차씨를 장씨가 연결시켜 줬다는 것이다. (▶비덱 전신 주주목록 입수)
장씨는 1990년대 중반 장래가 촉망 받는 승마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 마장마술 랭킹 1위였던 그는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씨의 딸인 정유라(20)씨가 어린 시절 성악을 하다 승마선수의 길로 들어서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도 사촌언니인 장씨였다고 한다. 게다가 장씨가 고교 시절 독일에서 개인훈련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 역시 최씨 모녀가 독일로 건너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K스포츠 자금 유입 통로라는 의심을 받는 비덱스포츠의 지분을 최씨 모녀가 최초 취득했던 지난해 11월 5일, 장씨가 5,000유로(619만원) 상당 주식을 샀다가 한 달 후 정씨에게 넘긴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최씨가 조카들 중에서도 장씨를 특히 아끼고 신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승마선수를 그만둔 이후 장씨는 연예계 주변 분야에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광고감독인 차씨와 친분이 쌓여 이모인 최씨에게도 그를 소개해 줬다고 한다. 최씨의 신임을 얻은 차씨는 현 정부 들어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며 문화창조융합본부장 등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도 자신의 주변 인사들을 앉히면서 ‘기획자’ 역할을 했다.
장씨가 사실상 잠적에 들어간 것도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추론케 한다. 한국일보는 22~23일 장씨 주소지인 제주 서귀포의 한 고급빌라를 찾아갔으나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2년 5월부터 계속 거주해 오다 이번 의혹이 본격화한 이후로는 자취를 감췄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다. 같은 빌라 주민인 A씨는 “가끔 뭍에 있는 다른 집으로도 간다고 했는데, 이달 중순 이후로는 한 번도 못 봤다”고 말했다.
장씨의 집은 해당 빌라 16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사설 경비 시스템이 갖춰졌다. 빌라 관리소가 운영하는 폐쇄회로(CC)TV 외에도 그의 집 테라스 쪽에는 2대의 CCTV가 따로 있었고, 16개의 경보기도 별도 설치돼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쓴 모습이다. 한국일보는 중국 체류 중인 차씨에게 장씨와의 관계를 물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의 의심스런 금융거래 흔적도 드러났다. 지난달 13일 독일 더블루K는 ‘건물 임대료’ 명목으로 비덱스포츠에 2,975유로(360만원)를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이지만 최씨 소유로 주소지도 같은 두 회사가 불필요한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자금 세탁’의 단서가 일부 발견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서귀포=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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