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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차범근 차 ‘G바겐’ 카쇼에 나타났다

입력
2016.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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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엠파크 허브에서 열린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드라이브 카쇼’에선 단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차가 한 대 있었다. 수많은 국가들의 국기는 물론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같은 세계적 명소와 관련된 스티커로 도배된 랜드로버의 2007년식 디스커버리3가 주인공이다. 이 차는 세계일주를 마치고 막 귀환한 ‘특별한 차’였다.

23일 열린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 드라이브 카쇼’에서 조용필씨가 15개월간 50여 개 국을 누비고 귀환한 2007년씩 디스커버리3를 선보였다. 인천=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2016-10-23(한국일보)
23일 열린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 드라이브 카쇼’에서 조용필씨가 15개월간 50여 개 국을 누비고 귀환한 2007년씩 디스커버리3를 선보였다. 인천=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2016-10-23(한국일보)

차주 조용필(56)씨는 아내와 대학생인 막내아들을 이 차에 태우고 지난해 4월 19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무려 15개월간 세계를 누볐다. 거쳐간 국가는 카자흐스탄부터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등 50여 개국이고, 주행거리는 총 9만㎞에 이른다. 조씨는 몽골 고비사막이나 안데스 산맥 같은 험지를 통과하기 위해 연료분사기 등 부속품들을 아예 차에 싣고 다녔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꿈꾼 세계여행을 40년 만에 실현하기 위해 2013년 랜드로버 동호회의 한 회원에게 이 차를 구입했다”며 “한국 국적의 차로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경을 넘은 것은 아마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 드라이브 카쇼'에 참가한 박종민씨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탔던 G바겐을 소개하고 있다. 김창훈기자
'2016 한국일보ㆍ테스트 드라이브 카쇼'에 참가한 박종민씨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탔던 G바겐을 소개하고 있다. 김창훈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초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30년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시절 탔던 G바겐(GE230)을 복원하는 이벤트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복원된 G바겐은 차씨의 손때가 묻지 않은 동일모델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 카쇼에서는 차 전 감독이 탔던 진짜 G바겐이 등장했다.

차 전 감독이 1990년 국내에 들여온 G바겐을 행사장까지 끌고 온 이는 박종민(25)씨다. 박씨는 차량 소유자들의 이력이 기록된 자동차등록원부까지 챙겨왔다. 서울 성북구청에서 발급한 등록원부에는 90년 차 전 감독이 수입차로 신규등록 한 뒤 96년말까지 소유한 것으로 적혀 있다. 박씨는 “5년 전 아버지가 중고차 매장에서 구입했는데, 나중에 차 전 감독이 탔다는 소문을 듣고 원부를 떼어 보니 놀랍게도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탔던 G바겐 내부.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탔던 G바겐 내부.

박씨의 G바겐은 운전석에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기어 외에 별도의 사륜구동 기어가 달려 있는 구형 모델이다. 내부도 원형 그대로라 낡았고 외부 접합 부위 등에도 녹이 좀 슬었지만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박씨는 “차 전 감독 팬인 아버지가 워낙 아끼시는 차라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날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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