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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LH, 빚까지 내 ‘미르 사업’ 지원 검토… “VIP 관심사항” 증언도

입력
2016.10.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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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LH 내부자료 공개

경협기금·공공펀드 등 활용 추진

최순실 딸 학점 등 특혜 의혹에

李 교육 “이대에서 자료 받아 검토 중”

청와대와 대통령 비선실세가 재단 설립과 인사에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사업 통합재단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밝혔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재단법인 미르 건물 모습. 뉴시스
청와대와 대통령 비선실세가 재단 설립과 인사에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사업 통합재단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밝혔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재단법인 미르 건물 모습. 뉴시스

135조원의 빚을 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르재단의 해외 진출 사업인 ‘K타워프로젝트’의 재원 확보를 위해 경협기금 활용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하루 이자만 92억원을 내는 LH가 추가로 정부기금까지 가져다 쓰면서까지 미르재단이 참여한 사업 밀어주기에 나선 것은 거역할 수 없는 하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14일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LH 내부 자료에 따르면, LH는 지난 5월 ‘이란 K-Tower 사업 검토(안)’이란 보고서에서 K타워 건설재원 확보 방안으로 “정부 예산, 경협기금, 공공펀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LH는 지난 6월 기준 총 부채가 135조원에 달해, 기존의 사업조차 민간에 이양하는 등 재무 건전화에 목을 매고 있는 형편이었다.

더민주가 LH 고위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증언을 보면, LH 내부에서도 사업 초기 단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관계자는 “(선병수 해외사업처장이) 청와대 연풍문회의(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에 앞서 개최된 관계기관 사전 점검 회의)에 가서 ‘VIP 관심사항’이라고 갑작스럽게 부탁을 받았다”며 “우리가 이런 데(K타워프로젝트) 돈을 안 쓴다. (선 처장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골치가 아팠을 거다”고 말했다.

LH가 사업을 강제로 떠맡은 정황은 또 있다. LH는 4월 21일 미르재단의 이한선 이사가 참여한 제2차 청와대 연풍문회의(본보 5일자 4면)에 다녀온 뒤 불과 이틀 만에 MOU 문건에 K타워 사업 공식 운영주체로 미르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사이 LH 내부에서는 사업 운영주체를 논의한 검토 회의가 별도로 열리지 않았다.

K타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미르가 받을 과실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LH는 6월 작성한 실무자회의 문건에 “한류센터, 한국어학당, 태권도장, 화장품샵, 한식당 등이 입주하는 사업으로, 총수익 372억으로 투자수익율은 190%이다”라고 명시해놨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황희 더민주 의원은 “공공기관 부채절감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도 못하는 LH가 대통령 관심사라고 빚까지 내어 가며 미르재단을 밀어주고자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관련 증인들은 청와대 외압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재직 시절 연풍문회의를 주재했던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K타워프로젝트는 중소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것이다. 부끄러운 행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LH의 선 처장은 미르를 사업 운영 주체로 참여시킨 데 대해 “한류 콘텐츠에 대해서 LH는 전혀 노하우가 없어서 미르가 필요했다”며 외압설을 일축했다.

한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대통령 측근인 최순실씨의 딸에 대한 이화여대의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전재수 더민주 의원은 “평점 0.11의 F학점으로 낙제 위기에 몰렸던 최씨 딸 정유라씨의 성적이 최씨가 학교를 방문한 직후 평점 3.30의 B+ 학점으로 수직상승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대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에 들어갔다”며 “(특혜 시비는)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대 교수협의회도 이번 사태를 “학사문란”이라고 규정한 뒤 최경희 총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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