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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비율 7.4% 그쳐 걸음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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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간호 돕는 남편 30% 안돼
학교행사 참여 비율도 15% 이하
대기업에서 12년째 근무 중인 이모(41)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의 학교 행사에 단 한 번도 참여해 본적이 없다. 이씨의 딸은 학습발표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거나 글짓기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교내 활동을 활발히 하지만, 정작 아버지인 이씨는 그런 딸의 성장과정을 직접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서운해하는 딸에게 매번 “회사 일이 바빠서”라고 둘러댔지만, 막상 별일이 없어도 회사에 눈치가 보여 휴가를 내기도 어려웠다. 이씨는 “올 초 딸이 국회에서 상을 받을 때도 가보지 못했다”며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빠들 입장에서는 육아휴직은 고사하고 가정일로 하루 휴가를 내는 것조차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ㆍ가정 양립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직장인 아빠’들 사이에서 친구(Friend) 같은 아빠(Daddy) ‘프렌디’는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2월 전국 5,01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세 미만 자녀 돌봄 분담’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아플 때 돌봐주기ㆍ병원 데려가기’ 항목에서 ‘주로 남편이 아이를 돌본다’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대체로 남편이’(2.7%) ‘남편 아내 똑같이’(27.8%)로 답한 응답을 합쳐도 30%가 채 안 됐다. 학교 행사 참여를 묻는 질문에도 ‘주로 남편’(0.2%) ‘대체로 남편’(1.3%) ‘남편 아내 똑같이’(13.6%) 등 남편이 자녀 육아에 참여하는 비율이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남성 육아휴직 문화 역시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상반기 전체 유아휴직자 4만5,217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7.4%에 불과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3%포인트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박사는 “남성 직장인들은 인사상 불이익, 경력 단절, 낮은 휴직급여 등을 우려해 육아와 가정에 크게 신경을 못쓰고 있다”며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처럼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쓰도록 권고하는 등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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