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피투성이 된 소녀… 시리아 참상을 전하다

입력
2016.10.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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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공개된 시리아 소녀 아야의 모습. 11일 폭격에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오른쪽)과 폭격을 받기 바로 전날 학교에서 촬영한 아야의 모습(왼쪽이 대비되고 있다.
페이스북에 공개된 시리아 소녀 아야의 모습. 11일 폭격에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오른쪽)과 폭격을 받기 바로 전날 학교에서 촬영한 아야의 모습(왼쪽이 대비되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 피를 머금은 입, 공포에 질린 눈…’

폭격에 다친 시리아 소녀 아야(8)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이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또 다시 전세계가 시리아의 끔찍한 참상에 충격을 받고 있다.

시리아 활동가 그룹 탈비세미디어센터(TMC)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아야는 폭격에 다쳐 이마와 코에서 피를 흘렸고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애타게 “아빠”를 찾았다. 아야는 ‘폭격이 일어났을 때 어디 있었냐’는 질문에 “가족들과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며 울먹거렸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탈비세에 사는 아야는 10일 가족과 함께 집에 있다가 폭격을 당했다. 아야의 가족들은 붕괴된 집 아래에 매몰됐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TMC는 “이번 공습으로 탈비세 지역에서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러시아군이 주거지역을 공격한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페이스북에는 폭격을 당하기 전날 학교에서 촬영한 아야의 사진이 올라오며 비극의 크기를 더했다. 한 시리아 활동가는 페이스북에 “아야는 학교에서 머리를 묶은 말끔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하루 사이에 벌어진 공습이 그녀의 얼굴을 핏빛으로 바꿔놓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올 8월 시리아 알레포에서도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옴란 다크니시(5)의 처참한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며 전세계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11일에도 ‘전쟁범죄’라는 서방의 비난을 무시하고 임시휴전이 파기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반군 지역에 퍼부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러시아 전투기가 방공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를 포함한 폭탄들을 알레포 동부 지역에 투하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알레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갖고 “러시아는 알레포 공습과 관련해 전쟁범죄 혐의로 조사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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