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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사나이' 안제이 바이다 감독 영원히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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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철의 사나이’로 1980년대 폴란드 자유노조의 활동을 세계에 널리 알린 유명 감독 안제이 바이다가 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90세.
AFP 등에 따르면 바이다 감독은 최근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이날 세상을 떠났다.
1926년 폴란드 북동부 수바우키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난 바이다는 바르샤바예술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한 뒤 로치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2차 세계대전이 남긴 고통스러운 현실과 시대정신을 영화로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나치 치하 폴란드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제너레이션’, 나치 치하 바르샤바 유대인의 봉기를 다룬 ‘카날’, 2차 세계대전 말 폴란드 좌우익의 갈등을 담은 ‘재와 다이아몬드’로 명성을 얻었다.
바이다는 폴란드 자유노조의 지도자이자 공산권 민주화 바람을 이끈 그다니스크 레닌 조선소 노동자 레흐 바웬사를 소재로 한 ‘대리석 인간’과 ‘철의 사나이’를 잇달아 만들었다. ‘철의 사나이’는 1981년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바웬사가 1983년 노벨평화상 받고 공산정권 붕괴 뒤 폴란드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철의 사나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바이다는 ‘철의 사나이’로 공산정권의 탄압을 받았고 8년 동안 해외를 떠돌아야만 했다.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당통’을 만들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이다는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 1989년 귀국해 작품활동을 이어갔고,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세계 영화계에 공헌한 점을 인정 받아 2000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공로상을, 200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각각 받았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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