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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원도-조직위 “네 탓” 안전 책임 서로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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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내 폭발 가능성도 제기돼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과 국제루지연맹(FIL)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보낸 총 16페이지 분량의 ‘슬라이딩센터 스트레스 테스트 및 기술감사 최종 보고서’에서 경기장 설비의 안전성과 불분명한 운영 주체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은 안전성이다. 두 국제연맹이 지난 8월 검증 업체인 존슨 컨트롤사에 의뢰해 실사를 벌인 결과, 얼음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설비인 펌프에 상당한 결함이 발견됐다.
고속의 슬라이딩 경기에서 얼음 면이 고르지 않으면 바로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는 훈련 도중 썰매가 튕겨나가 그루지아 선수가 사망하기도 했다. 슬라이딩센터의 경우 5개의 펌프 중 2번과 4번의 펌프에서 잡음이 났는데, 해당 전문가는 결함이 상당해 조만간 멈출 위험이 있다며 전면 교체를 요청했다. 펌프는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암모니아 냉매를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 설비다.
설비를 담당하는 강원도는 2개는 지적대로 교체했고, 3개는 주문을 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과 달리 강원도는 내부 보고서인 ‘후속조치 계획’에서 새 펌프를 제작하는 데 2개월이 걸리고, 이달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사전승인 절차 이전까지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3일 “얼음을 얼리는 데 펌프 3개만 있으면 된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시설 내 폭발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시공업체 대림산업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맞춰 냉동 플랜트 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유럽 기준에는 펌프관 파열로 암모니아가 새어 나와 물과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냉동 플랜트 근처에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국내 기준에는 부합해 문제가 없다”면서도 “만에 하나 펌프 파열로 암모니아가 유출될 경우 스프링클러를 수동으로 작동하게 매뉴얼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국제연맹은 경기장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비판했다. IOC도 경기장발전운영검토(VDOR) 회의 등을 통해 동일한 지적을 했지만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여기에 연락해 봐라, 저기에 연락해 봐라’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준비를 전담하는 조직은 강원도와 평창조직위로 이원화 돼 있지만, 시설 설비는 강원도가, 대회운영 행사담당은 조직위가 맡는 식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대회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 시설에서 안전 문제가 생길 경우 두 기관 모두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대표팀이 지난 달 말부터 실제 얼음을 얼려 트랙 훈련에 돌입했지만 강원도나 평창조직위 공히 ‘스타트 업 트랙(출발 훈련)’으로 알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강원도 관계자는 “우리는 시설 설비와 관련된 일을 하지 대표팀 훈련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 중 사고는 연맹 소관이다”고 말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적된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 “경기장 시설 문제는 강원도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떠넘겼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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