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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내주 동ㆍ서해서 동시 ‘대량응징’ 훈련

입력
2016.10.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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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휘부 초토화 작전에 초점

미사일ㆍ특수부대로 강력 보복

항모 레이건호가 남해서 지휘

北 핵실험 10주년ㆍ당 창건일

시기와 맞물려 도발 억제 시위

지난달 26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해군훈련에 참가한 서애류성룡함(앞쪽부터), 강감찬함, 율곡이이함, 미 스프루언스함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 해군제공
지난달 26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해군훈련에 참가한 서애류성룡함(앞쪽부터), 강감찬함, 율곡이이함, 미 스프루언스함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 해군제공

한미 양국이 내주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북한을 압박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이 공개한 ‘대량응징보복(KMPR)’ 개념이 이번 해상훈련에 처음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당초 10~15일 서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진행하려던 한미 항모강습단 훈련을 동해까지 확장해 실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북한 지역을 타깃으로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다발 해상훈련을 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미 해군은 지난달 26일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기존의 해군작전훈련이 바다에서 북한 함정을 무력화하는 대함 훈련이거나 잠수함을 찾아내 격침하는 대잠 훈련인데 반해, 이번에는 북한의 육상지역을 대상으로 함대지 유도무기를 동원하는 한층 공세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사일을 실제로 쏘는 사격훈련까지 한 것은 아니지만, 5차 핵실험 이후 해상훈련의 목표가 방어에서 공격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첫날 야간 작전 도중 링스 작전헬기가 추락하면서 1박2일로 예정된 훈련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미 군당국이 내주로 예정된 훈련장소에 동해를 또다시 포함시키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 10주년(10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맞춰 핵ㆍ미사일 도발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한미 해상훈련과 맞물린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은 평양의 북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초토화시키는 KMPR을 실제 작전에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KMPR은 유사시 제1축인 킬체인(선제타격)과 제2축인 한국형미사일방어(요격)에 이은 제3축 대응체계로,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다량의 미사일과 특수작전부대를 투입해 강력 응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해군이 200여발 확보한 사거리 1,000~1,500㎞의 현무-3 순항미사일은 북한 전역을 오차 3m 이내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미 해군은 이지스함에 탑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지원사격에 나서게 된다. 동해와 인접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과, 서해에 위치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도 한미 해군의 미사일 사정권에 포함돼 있다.

한편 이번 훈련에 참가할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서해의 작전수역인 군산 앞바다까지 올라가지 않고 남해상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적으로 동해와 서해의 훈련상황을 모두 컨트롤하기에 적합한데다,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항모가 서해로 진입할 경우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 항모의 작전반경은 1,000㎞에 달해, 서해에서 중국 해안의 동해함대(상하이)와 북해함대(칭다오)는 물론이고 내륙의 군사기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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