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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늑장 공시’ 의혹에 “의도성 없다” 해명

입력
2016.10.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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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하루 차이로 호재와 악재 공시를 잇따라 내며 악재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비판에 대해 “의도성이 없었다”고 공식 해명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의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김재식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중요한 내용이라 판단해 공식적인 공시 절차를 밟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시점이 지연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50분 다국적제약기업 로슈의 자회사인 미국 제넨텍에 1조원 규모의 항암제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이튿날인 30일 오전 9시30분경엔 지난해 다국적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이전한 또 다른 항암제 신약 ‘올무티닙’의 개발이 중단됐다는 공시를 냈다.

24시간도 되지 않아 호재와 악재 공시가 잇따라 나오면서 주식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30일 개장 이후 5% 가량 올랐던 한미약품 주가는 이날 장 중 한때 20% 가까이 폭락했다. 29일 호재를 인지하고 30일 개장 직후 악재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약 30분 동안 한미약품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중단에 따른 회사의 타격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

한미약품은 절대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제넨텍과의 계약 성사를 통지받은 건 29일 아침이었고, 24시간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당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30분쯤 공시를 마쳤다. 이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개발 중단 통지를 받은 건 이날 저녁 7시6분. 김 부사장은 “호재 공시 직후 이 내용을 다시 공시하면 주식시장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적법한 절차를 지키려고 했고, 중요한 사안이라 당직자나 야간 근무자가 아닌 담당자가 직접 공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공시 담당자는 30일 오전 8시30분 한국거래소에 도착해 10분 뒤부터 공시 절차를 진행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공시의 정정 사안이라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시간이 걸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투여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한 시기도 이날 함께 밝혔다. 중증 이상반응인 독성표피괴사용해로 환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한미약품이 허가당국에 처음 보고한 건 지난 4월이다. 6월에도 같은 이상반응이 나타난 다른 환자를 보고했는데, 이 환자는 입원 후 회복됐다. 이후 9월 스티븐스존슨증후군 이상반응 환자가 추가로 나타나 보고했으나, 이 환자는 폐암이 진행돼 사망했다. 올무티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건 지난 5월이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올무티닙 임상시험에 대해 “신규 환자 등록은 중단했고, 현재 투약 중인 환자 127명에 대해서는 자체 비용을 부담해 임상시험을 종료 시점(내년 8월경)까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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