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 이승철 “이제야 노래를 알겠다”

입력
2016.09.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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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30주년을 가수 이승철이 “목소리가 다하는 그날까지 팬들을 찾아가 공연하는 것이 꿈” 이라며 또 다른 30년을 기약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가수 이승철이 “목소리가 다하는 그날까지 팬들을 찾아가 공연하는 것이 꿈” 이라며 또 다른 30년을 기약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어림 잡아도 1만일, 강산이 세 번 바뀔 세월, 한결같이 무대를 지켜온 가수 이승철(50)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더줌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승철은 30주년 기념 전국 투어와 라이브 DVD 발매 계획을 밝히며 “이제야 노래가 뭔지 알 것 같다”고 겸손하게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살아 있는 보컬 교과서’ 이승철의 특별한 날을 축하하며 온라인도 감격으로 벅차 오른 하루였다.

이승철은 “지금부터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간 음악을 들려주기에 급급했고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가졌다면, 이제는 무대에서 무아지경에 빠져 노래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이승철은 1986년 록밴드 부활의 보컬로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고 1989년 1집 앨범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변신했다. 그는 “언더그라운드 생활을 하다가 부활을 만나서 함께 자취방에서 ‘희야’를 만들던 때가 또렷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잊을 수 없는 세 가지 추억을 꼽았다. 첫 번째는 부활의 첫 공연, 두 번째는 솔로 데뷔, 세 번째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라고 했다. 그는 “태생적인 딴따라여서 음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공인으로 책임감 있는 생활을 하는 게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음악이 나를 지탱해줬다”고도 말했다.

이승철은 한국가요계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었다. LP에서 CD를 거쳐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의 유통 방식이 바뀌었고, 노래 하나만 잘해도 빅스타가 되던 시대가 지나고 다방면에 재능을 지닌 멀티테이너와 글로벌 스타가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이승철은 “세계 최고의 K팝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30년간 음악을 하는 자체가 영광스럽다”며 자신을 “행운아”라고 말했다.

1년에 30회 이상 무대에 올라 ‘라이브의 황제’라 불리는 이승철은 앞으로도 쉼 없이 노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목소리가 다 하는 그날까지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을 찾아가 소극장 대극장 가리지 않고 공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준비한 전국 투어 타이틀도 ‘무궁화 삼천리 모두 모여랏’이다. 하반기 공연은 내달 8일 경기 수원시를 시작으로 12월 31일 광주로 이어진다. 지난 7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은 DVD에 담겨 내달 7일 발매될 예정이다.

이승철은 30년간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다가올 또 다른 30년을 기약했다. 네티즌들은 “데뷔 30주년 존경스럽다”(baby****)며 아낌없이 축하했다. “세월 갈수록 멋진 가수. 듣는 이도 편안해집니다”(yeun****) “30년은 그냥 지나는 게 아닌 듯. 많은 노래로 우릴 위로해주니”(Ru Na)라는 글이 관련 기사 댓글란에 올라왔다. 이승철의 노래와 함께해온 30년을 돌아본 네티즌은 “내가 벌써 이승철씨 좋아한 지 30년 됐네. 앞으로도 멋진 노래 부탁해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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