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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硏 “500년간 6.5 이상 강진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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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5.8 지진 발생 1주일 만에 규모 4.5 여진이 일어난 가운데 앞으로도 1년 여간 최대 5.5 규모의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앞으로 최소 500년 동안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입장이다.
20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규모 5.8의 본진(本震)은 당일 규모 5.1의 전진(前震)이 발생한 곳(경북 경주시에서 남남서쪽으로 약 9㎞ 지점)에서 남쪽으로 약 1.4㎞ 내려간 곳에서 일어났다. 이어 19일 규모 4.5 지진은 본진 지점에서 또 다시 남서쪽으로 약 1.4㎞ 떨어진 위치에서 발생했다. 센터는 이처럼 위치가 가깝다는 점에서 19일 지진이 12일의 여진이라는 데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지진파의 특성도 유사했다. 지진이 일어나면 통상 P파와 S파의 두 가지 파동이 생기는데, 12일 지진과 19일 지진 모두 P파가 먼저 온 뒤 S파가 소멸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1~3초에 불과했다.
1주일 사이 큰 지진이 한반도 남동부에서 잇따라 나고 있는데 대해 센터는 경주 인근에 분포한 단층의 특성 때문으로 추정했다. 영남 일대 지하에는 북북동쪽에서 남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양산(梁山)단층이 있고, 그 주변으로 유사한 방향의 단층들이 줄 지어(양산단층대) 있다. 학계에선 이들 중 일부가 양산단층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 단층’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지 단층 중 하나가 응력을 견디지 못한 채 움직였고(규모 5.1), 남쪽에 있는 다른 가지 단층을 세게 친(규모 5.8) 뒤 이 단층이 다시 남서쪽의 가지 단층을 건드렸을 가능성(규모 4.5)이 크다는 게 센터 설명이다. 이 경우 19일 움직인 단층이 또 다시 다른 가지 단층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헌철 센터장은 “단층들이 연쇄적으로 주변 단층을 건드릴 경우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여진 기간이 1년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가 최대 5.5까지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진이 끝난다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하에도 응력이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응력은 땅 밑 지각의 움직임으로 특정 방향에 힘이 모이면서 이를 견디기 위해 지각이 받은 스트레스를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지각은 벌어진 틈(단층) 사이로 응력을 모두 분출(지진)해야 비로소 안정된다. 문제는 응력이 어디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 어디로 분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센터의 선창국 지진재해연구실장은 “단층의 위치나 크기 등이 정확히 조사돼 있지 않은 데다 끊어져 있는지 연결돼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지진은 여진까지 포함해 진원(지진이 처음 발생한 지점)이 모두 지표면에서 비교적 먼 12~16㎞ 아래에 분포했다. 그러나 앞으로 여진의 진원은 이보다 얕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지상의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그러나 지 센터장은 “앞으로 500~2,000년 안에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다만 1만년 이후엔 그 만한 큰 지진도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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