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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진도 오후 8시 33분?... 전문가들 “우연이지만 연구해 봐야”

입력
2016.09.20 20:00

세차례나 비슷한 시각에 발생

“어떤 전조가 아니냐” 루머 확산

저녁엔 집중력 높아 반응 민감

“이례적… 모든 시간대에 일어나”

20일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주민 주재수(86·여)씨가 지진으로 파손된 자신의 집 창고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집 창고는 12일 강진으로 지붕과 벽 일부가 무너졌다. 연합뉴스
20일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주민 주재수(86·여)씨가 지진으로 파손된 자신의 집 창고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집 창고는 12일 강진으로 지붕과 벽 일부가 무너졌다. 연합뉴스

경주 연쇄 지진이 비슷한 시각에 잇따라 일어나면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공교롭게도 12일 규모 5.8 지진은 오후 8시32분54초, 19일 규모 4.5 여진은 오후 8시33분58초에 발생했다. 고작 1분 차이다. 심지어 7월 규모 5.0의 울산 앞바다 지진도 오후 8시33분03초가 발생시각이다. 약속이나 한 듯 세 차례나 거의 같은 시각에 한반도가 크게 흔들리면서 “어떤 전조가 아니냐”는 루머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20일 본보 취재에 응한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현상이지만 우연의 일치라면서도, 연구할 가치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검증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왕좌왕 판에 박은 대책과 무능력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대응이 야기한 씁쓸한 설왕설래인 셈이다.

윤성효 부산대 사범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나머지 여진들의 발생시각을 따져보면 근거가 없는 우연의 일치”라며 “아마 보통 활동을 하느라 지진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낮 시간과 달리 저녁엔 주변 소음 등이 줄어들고 집중력도 높아져 지진을 더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통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재관 서울대 지구공학연구센터 소장은 “달의 인력, 조수간만의 차이 등으로 설명하는 논리가 아예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연구된 바 없어 좀더 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도 낮보다 새벽이나 밤 시간대에 지진이 좀더 많이 일어나긴 하지만 발생시각의 연관성과 관련된 연구는 아직 없다”고 소개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도 “몇 개만 보면 굉장히 특이해 보이지만 세계 모든 지진을 따져보면 모든 시간대에 다 일어난다”라며 “다만 이번 지진의 진앙이 남하하는 상황이라 남쪽에서 큰 여진이 다시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반석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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