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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있소!” 추석 극장가는 애니메이션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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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엔 ‘동심’에 젖어보면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극장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밀정’과 ‘고산자, 대동여지도’, ‘매그니피센트7’ 같은 국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존재감이 살짝 가려졌지만 재미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7일 개봉한 ‘달빛궁궐’은 추석 분위기를 한껏 돋워줄 만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우연히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소녀 현주리의 신비로운 모험을 담았다. 사고뭉치 다람쥐 다람이와 훈남 무사 원을 만나 친구가 된 현주리는 시간을 움직이는 자격루 열쇠를 차지해 달빛궁궐을 지배하려는 매화부인의 계략에 맞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문 성우들 외에도 배우 이하늬와 권율, 김슬기가 목소리를 연기해 반가움을 더하고, 꼼꼼한 취재와 고증을 통해 3D로 재현한 창덕궁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문화유산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으니 교육적 효과는 덤이다. 이하늬가 가야금으로 연주한 엔딩곡과 김슬기가 부른 경쾌한 주제가도 영화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로빈슨 크루소’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인도에 원래부터 살고 있던 동물들의 시점에서 로빈슨 크루소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처음 보는 인간인 크루소를 바다 괴물로 오해해 깜짝 놀라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크루소를 도와주려다 도리어 사고만 치는 동물들의 엉뚱한 매력이 웃음을 자아낸다. 호기심 대마왕 앵무새, 깍쟁이 물총새, 꽃할배 염소, 신출귀몰 카멜레온 등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모조리 피규어로 소장하고 싶어진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어울려 친구가 되는 과정도 제법 뭉클하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새미의 어드벤처’ 시리즈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유럽의 픽사’로 불리고 있는 엔웨이브 픽쳐스다. 유럽에서 3D 영상으로 첫 손에 꼽히는 곳인 만큼 화려한 영상미가 단연 압권이다.
‘토이 스토리’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장난감이 살아있다’를 추천한다. 어린 시절 테이블 축구게임에서의 패배를 잊지 못하는 축구스타 에이스가 고향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려 하는 가운데 에이스와 악연으로 얽힌 청년 제이크 앞에 축구게임의 장난감 선수들이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꿈도 희망도 없던 제이크는 장난감 선수들을 통해 용기와 열정을 깨우치고 어느새 마을의 영웅이 돼 간다. 제이크의 팀과 에이스의 팀이 펼치는 축구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실제 경기 못지않게 박진감 넘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팀워크와 스포츠맨십 등 어른도 공감할 만한 교훈을 담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홀트,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티 홈즈 등이 목소리 연기를 했고, 한국어 더빙판에선 컬투 정찬우와 김태균이 활약한다.
음악 애니메이션인 ‘드림 쏭’은 추석 연휴 첫 날인 14일 관객을 찾아온다. 노래할 때가 가장 즐거운 개 버디가 도시로 떠나 뮤지션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출은 전세계 흥행 수익 5억 달러를 거둔 ‘토이 스토리2’의 애쉬 브래넌 감독. ‘쿵푸팬더’와 ‘슈렉2’ 에 참여한 미술감독 크리스찬 쉘웰드가 이미지를 책임졌다. 버디의 우상인 톱스타 고양이 앵거스는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라 특별히 음악팬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음악이 소재인 만큼 눈보다 귀가 더 호강한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뮤지션 지망생들이 참여한 주제가 ‘글로리어스’는 제작진이 특별히 추천하는 노래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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