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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北核 시계…김정은 ‘끝장’ 치닫다

입력
2016.09.0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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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수립기념일에 맞춰 5차 핵실험

8개월만에… 올 들어서만 두번째

10kt위력으로 역대 최대 규모

北 “핵탄두 소형 경량 다종화로

필요한 만큼 마음 먹는 대로 생산”

30년 끌어온 북핵 일대 기로에

9일 북한 평양역 앞 대형 스크린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알리는 북한조선중앙TV 보도가 방송되고 있다. 평양=교도 연합뉴스
9일 북한 평양역 앞 대형 스크린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알리는 북한조선중앙TV 보도가 방송되고 있다. 평양=교도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9일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에 맞춰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올해 1월 4차 핵실험 후 8개월여 만에 실시된 이번 핵실험은 가장 큰 규모인 10kt의 위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5차 핵실험에 대해 “표준화ㆍ규격화된 핵탄두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발표, 사실상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무기 개발의 ‘엔드(끝장) 게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북한은 장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중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탄두를 장착할 핵 투발수단을 잇따라 실험해왔다.

하지만 북핵 불용 원칙을 고수하는 한미일 3국은 김정은 체제 붕괴까지 겨냥하며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한미일이 ‘엔드 게임’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커 30년 가까이 끌어온 북핵 문제가 일대 기로에 서게 됐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지역에서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올해 들어서만 2번째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하면 할수록 더욱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제 또한 파탄에 이르게 됨으로써 종국적으로 자멸의 길에 들어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북한시간 9시) 1초에 북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규모 5.04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정확한 지점은 북위 41.299도, 동경 129.09도로 진앙지 깊이는 0.7km로 분석됐다. 화력은 약 10kt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 원자폭탄(15kt)의 67% 수준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4차 핵실험 당시 폭발력 6kt에 비해선 위력이 2배 가까이 강해진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북한 핵실험 중 가장 위력이 큰 규모”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을 기념하기 위해 ‘9월 9일 9시’에 맞춰 핵실험 버튼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핵실험 4시간 뒤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며 조선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보도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전략탄도로켓트들에게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며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 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핵 전문가들은 사실상 북한 핵미사일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현안 보고에서 “북한의 목표는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의 크기로 핵을 소형화해서 개발하는 것”이라며 “그 목표가 당초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은 “수소폭탄은 아닌 것으로 나왔다”면서 “5차 핵실험 속도를 보면 6,7차 핵실험이 언제 일어나도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국방위 보고에서 “또 하나의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평가된다”며 언제든 6차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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