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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사회 ‘600억 투입’ 결론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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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차질 89척ㆍ압류 선박 4척으로
현대상선, 국내 해운동맹 결성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진그룹이 자체 조달하기로 한 긴급자금 1,000억원의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한진해운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대책은 더디기만 하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 의결 뒤 법원에 지원안을 제출하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이사회는 9일 속개된다. 이 사이 운항 차질이 빚어진 한진해운 선박은 26개국 51개 항만에 89척으로, 전날보다 3척이 더 불었다. 호주에서는 빌려 쓰는 ‘한진 캘리포니아호’가 압류돼 압류 선박도 4척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6일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에 대한항공 자금 600억원을 합쳐 총 1,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자금은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자회사 TTI가 운영하는 미국 롱비치터미널 등의 지분과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대여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회수 가능성이 낮아 자칫 배임으로 엮일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법원의 출자 요청을 거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변수가 많아 최종 지원 여부는 내일 회의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해상을 떠돌고 있는 한진해운 선박을 대신해 긴급 수출화물 수송에 나서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의 첫 출항도 하루가 지연됐다. 현대상선의 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은 9일 오후 12시쯤 부산항에 입항해 화물을 싣고 광양항을 경유해 미국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같은 규모의 선박이 오는 15일 부산항을 출발한다.
한편 현대상선은 동남아시아 노선 영업력 강화를 위해 중견 해운사인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미니 얼라이언스’(가칭)를 결성했다. 동남아권에 국한된 국내 최초의 해운동맹이다.
이 해운동맹은 총 15척의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ㆍ태국 간을 운영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동남아노선 화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해외 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한 해운동맹”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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