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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사’ 접촉 현직 검사들도 조사한다

입력
2016.09.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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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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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본부에 특별감찰팀 구성

김형준 부장검사 2개월 직무정지

김형준(46) 부장검사가 사건무마 청탁을 위해 수사팀 검사들을 잇따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검은 7일 특별감찰팀을 꾸려 현직 검사들을 포함,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4월 자신의 고교 동창인 사업가 김모씨 사건의 관할을 기존 서울서부지검에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옮기기 위해 고양지청에 김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소 사건이 2곳 이상의 검찰청에 분산된 경우 사건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한 곳으로 이첩하는 절차를 이용한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고소장 접수에 앞서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노모 고양지청 차장검사를 직접 만나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부탁하고, 김씨에게는 “고양지청 검사를 잘 아니 거기서 수사를 받는 게 유리할 것 같다”고 안심시켰다.

김 부장검사는 또 김씨에게 검사장 출신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소개하며 전관예우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개업한 강모 전 검사장을 김씨에게 소개하며 ‘(수사를 맡고 있는) 서부지검장보다 두 기수 선배’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대검은 이날 정병하 감찰본부장 산하에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팀장으로 한 특별감찰팀을 꾸렸다. 안 감찰부장은 대검 감찰1ㆍ2과장을 지낸 감찰 분야 전문가로 검찰 내에선 ‘피도 눈물도 없는 원칙주의자’로 통해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별감찰팀은 대검 감찰본부 소속 일선 검사 4명과 수사관 10명으로 구성됐다. 감찰본부에는 수사권한도 있어 감찰 도중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언제라도 수사로 전환할 수 있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의 청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 부장검사와 접촉했거나 식사를 한 10명 안팎의 검사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별감찰팀은 지난 주말부터 김씨 변호를 맡았던 검찰 출신 박모 변호사와 김씨 등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고검에 전보 발령된 김 부장검사에 대해 2개월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렸다. 김 부장검사는 심적 압박이 커지자 이날 병원에 입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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