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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해운업계 1위 회사가 저 지경 될 때까지 박근혜 정부는 뭘 했나” 일제히 비판

입력
2016.09.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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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추 대표 뒤로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건과 관련, 컨테이너 항만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추 대표 뒤로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건과 관련, 컨테이너 항만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야당들이 국내 해운업계 1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후 물류 대란과 관련 박근혜 정부의 경제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한진해운 법정관리후 대혼란과 관련, “박근혜 정부의 경제무능과 무책임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해운위기가 위기의 방아쇠가 되어 후폭풍이 번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나라 경제가 비상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경제를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는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도 보이지 않고 책임자인 경제부총리도 오늘 출국해 보이지 않는다”라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낳은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으로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수출입기업과 노동자의 몫”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세계 7위 국내 1위 한진해운이 법정 관리에 들어갈 때까지 정부는 아무 대책도 없이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 업계의 지속적인 경보에도 예상 피해액조차 추산하지 못했다”라며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 거부되도록 어떤 선제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구조조정 방안 논의가 시작한 지 열 달이 지났는데 그 동안 정부는 무얼 했나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선 안 된다. 불을 끄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을 키우고 있다”라며 “해운업 부실경영으로 인한 문제가 감지됐는데도 금융권에만 책임을 전가한 담당부처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물류대란 해결과 해운업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적 방안 마련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해서도 “한진해운 대주주의 무책임도 지적한다. 대주주 일가는 보유주식을 처분해 내 돈 챙기기에 급급하다. 자율협약 과정에서도 조양호 회장과 한진해운 대주주는 유동자금 확보 요구를 묵살했다”라며 “사내유보금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익은 기업이 가지고 손실은 국민에게 떠넘기는 도덕적 해이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의원도 “우리 전체 수출액의 73%가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 지금 현재 한진해운 선박 141척 중 68척이 전 세계 23개국, 44개 항만서 묶여 있다”라며 “한마디로 무엇이 중한지 모르는 정부다. 법정관리를 하려면 정부가 TF를 2~3주 전에 구성했어야 한다. 사전에 긴밀히 선결 조치를 발표하고 법정관리해야 될 거 아닌가”라고 가세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해야할 최우선의 일은 묶여 있는 선박의 운항 금지를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올해 초 이미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법정관리 개시일까지 무엇을 했나”라며 “대주주 오너일가와 정부의 무책임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상계획이 없었고 책임질 기관이 어디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또 피해 추계가 몇조원에 이를 것이라 말하는데 정부는 그것을 단순히 축소할 뿐 신뢰성 있는 추계 제시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글로벌 물류대란이 악화돼 한국 수출업체 피해가 급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정부는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구에 정박 중인 한진해운 선박 하역료 등 최소한의 비용을 선(先)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가운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가운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나아가 “채권단 자구노력에 그 동안 한진해운은 계열사 매각으로 대응해왔는데 결과적으로 한진해운은 알짜회사가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 기업회생이 어려워 보인다. 대주주가 알곡을 빼먹고 쭉정이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이런 대주주의 부도덕성에 엄정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조양호 한진그룹 오너일가 수사를 촉구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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