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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 “위스키,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어야”

입력
2016.09.04 16:07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2일 “침체된 한국 위스키 시장이 활력을 찾기 위해선 ‘위스키는 특정 계층이 즐기는 독한 술’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주류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아지오코리아 제공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2일 “침체된 한국 위스키 시장이 활력을 찾기 위해선 ‘위스키는 특정 계층이 즐기는 독한 술’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주류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아지오코리아 제공

침체 韓시장, 대중화가 활로

내달 200㎖ ‘조니워커’ 출시

“이젠 위스키도 ‘나이든 아저씨들이 비싼 술집에서 마시는 독한 술’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지난 2일 일본 후쿠오카의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위스키는 ‘누구나 가볍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스키가 특정 계층만 즐기는 술이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현재 침체된 한국 위스키 시장도 돌파구를 찾지 못할 거란 의미다.

디아지오일본 법인 대표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일본 위스키 시장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경험한 일본에선 1988년 약 3,000만 상자에 달했던 위스키 출고량이 2008년엔 약 830만 상자로 급감했다”며 “2008년 이후 8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한국 위스키 시장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대중화 바람이 불며 2011~2015년 5년 연속 연평균 8.1%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위스키가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주로 판매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팔리는 가정용 위스키 소비 비중이 50%가 넘는다. 1인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 퇴근 길 편의점 등에서 위스키를 사서 혼자 마시는 ‘혼술족’의 확산 등으로 일본에서 위스키의 대중화가 정착됐다는 분석이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이런 흐름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소용량(200㎖) ‘조니워커 레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확정되진 않았지만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700㎖ 용량의 ‘조니워커 레드’ 출고 가격이 2만4,607원임을 감안하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200㎖ 제품 가격은 1만원대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일본과 한국의 위스키 시장 상황이 똑같다고 볼 순 없지만 일정한 시차를 두고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위스키를 문화와 접목하려는 일본 주류 업계의 노력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인은 생산 연도나 산지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가 접목돼 있다”며 “위스키도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20~30년까지 숙성되면서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조 대표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과 관련해서 “공무원들이 업무와 연관된 업체로부터 술 접대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났다”며 “법 시행으로 위스키 업계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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