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미사일 日 코 앞에 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북한군 어구종합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북한군 어구종합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000km 비행… 日 EEZ 안에 떨어져

아베 총리 “용서 못할 폭거” 강력 비난

북한이 3일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해 이중 한 발이 1,000km를 비행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EEZ를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일본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07시50분께 황해남도 은율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노동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며 “1발은 발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나머지 1발은 1,000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일본 아키타(秋田)현의 오가(男鹿)반도 서쪽 250km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를 침범한 것은 물론 EEZ 안쪽 수역까지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그 동안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각(高角)으로 발사하거나 연료를 적게 넣어 사거리를 조정한 경우가 많았다. 북한이 일본 코 앞까지 탄도미사일을 날린 것은 주일미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두고 조성되는 동북아 긴장 구도를 더욱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3일 오전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나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한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가 방영되고 있는 TV 를 시청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는 안전보장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용서하기 어려운 폭거”라며 강력 비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조준혁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 행위”라며 “주요국들과 긴밀한 협의 하에 안보리 등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