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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은 김영란법 어떻게… 식사비 등 현지 물가 고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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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권익위에 내주 건의서
“상한액 일괄 적용하기 곤란”
서울주재 타국 외교관과
선물 교환 관례도 해석 애매
외교부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이 자칫 외교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로 고민에 빠졌다. 물가가 높은 나라의 해외 공관에선 식사 한 끼 대접하기 어렵고, 외교관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관행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조만간 이 같은 문제점을 취합해 국민권익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일 “지난주 각 재외공관과 외교부 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을 외교부에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이를 정리해서 이르면 다음주께 권익위에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가 일단 우려하는 대목은 물가가 큰 차이를 보이는 각국의 공관에 식사와 선물의 상한가액(3만원과 5만원) 일괄 적용하는 부분이다. 예컨대 미국 뉴욕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3만원의 가치는 다르다. 물론 외교관들끼리 더치 페이를 한다면 깔끔하지만, 공관을 찾아온 단체 손님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타국 공관에서 접대를 받을 경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고급 식당을 찾을 수 있지만, 뉴욕 총영사관은 샌드위치를 놓고 업무를 볼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외교관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외교 관례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김영란법은 속인주의 뿐만 아니라 속지주의도 적용하고 있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국내 공직자에게 부정 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제공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서울 주재 타국 외교관이 국내 외교관에게 5만원 이상의 선물을 주는 것도 제재 대상이다. 외교부는 이 같은 선물 교환이 제재 대상인지, 정상적인 외교활동인지 여부를 권익위에 문의했으나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교부가 해왔던 활동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점들을 취합해 권익위에 공식 문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권익위도 일단 외교부와 협의해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부처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는데 특정부처 특수성을 고려할 경우 형평성이 무너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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