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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軍 “쿠데타 모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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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본부 “5시간前 정보 입수”
“반군도 정보 유출 눈치채고
거사 서두르다 실패” 제기도
터키인 32% “대통령 자작극”
터키 정보당국이 15일(현지시간) 발발한 쿠데타 모의를 사전에 알았을 뿐 아니라, 사전 모의 정보는 쿠데타 직전 군 수뇌부에 전파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 유출에 따라 조급해진 반군 측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거사를 추진하는 바람에 실패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터키군 참모본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쿠데타가 발발하기 약 5시간 전(15일 오후 5시 30분) 정보 당국(MIT)으로부터 쿠데타 모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훌루시 아카르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는 정보의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군 전체에 장비 이동 금지 및 기지 폐쇄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참모본부 관계자는 “쿠데타 모의 정황, 군 대비책 하달 등이 쿠데타 반군 세력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참모본부의 주장대로라면 터키군은 MIT를 통해 쿠데타 세력의 음모를 사전에 알고 대책 마련에 나섰고, 쿠데타 세력은 정보당국에 꼬리가 밟혔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원래 계획보다 빨리 행동에 나섰을 수 있다. 쿠데타 가담 혐의를 받는 군 장성급이 100명에 육박하는데도 정작 15일 밤 쿠데타에 동원된 병력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봉기 6시간 만에 무기력하게 진압된 정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군 최고 수뇌부인 아카르 참모총장이 전군에 대비 명령을 내리고도 반군에 인질로 붙잡혔다는 점은 의문이다. 아카르는 쿠데타 직후 반군에 의해 앙카라 북서부 공군기지에 억류돼 있다가 이튿날인 16일 정부군에 구출됐다. 참모본부의 발표와 달리 터키 정부가 그동안 “쿠데타 모의를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점도 여전히 의문이다. 다만 터키 정보당국이 쿠데타 모의를 사전에 눈치챘다면 그동안 제기됐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출극’ 주장은 근거를 잃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 국민 10명 가운데 3명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 정보업체 스트리트비스가 터키인 2,8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가 쿠데타 배후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목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물론, 가장 많은 응답자(47%)는 에르도안 정부 주장 대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배후로 꼽았지만, 에르도안 정권의 자작극으로 믿는 국민도 상당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미국이 쿠데타 배후라고 믿는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군부가 권력을 잡기 원하느냐’는 질문에 8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지만, 에르도안이 터키 정부를 계속 장악하기를 바라는 물음에도 5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2004년 폐지된 사형제 부활에는 58%가 찬성, 42%가 반대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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