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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탱크 맨몸으로 맞서 쿠데타 저지한 터키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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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15일 밤(현지 시간) 일부 군부세력이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유혈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쿠데타 세력은 탱크와 헬기를 동원해 한때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의 국제공항 등 주요 시설을 장악했으나 시민들의 적극 저지와 정부군 및 경찰 반격에 부딪혀 패퇴했다. 터키 남부 휴양지에서 휴가 중이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급거 대통령궁에 복귀해 “국가를 통제하고 있으며 충성스러운 군인과 경찰이 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이번 군부 쿠데타는 쉽게 진압됐지만 265명이 숨지고 1,400여명이 부상하는 등 피해가 막심했다. 희생자 중에는 민간인도 다수 포함됐다. 또 이스탄불 공항이 10시간 이상 전면 폐쇄되고 시가전이 벌어지는 등 주요 지역에서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터키는 지난 30여 년간 이번 포함 모두 6차례의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쿠데타 다발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이제는 터키에서도 민주적 선거에 의해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려는 군부의 시도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분명해졌다.
무엇보다도 터키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이 쿠데타 군의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서는 등 적극적으로 쿠데타 저지에 나선 게 인상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탱크 위에 올라가 탑승하고 있던 군인들을 끌어 내리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반대 목소리도 높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은 즉각 쿠데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지지를 선언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군부의 국정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물론 터키 군부 쿠데타 배경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장기집권과 부패, 억압 정치가 자리하고 있다. 그 동안 반대세력을 가혹하게 탄압해왔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피의 숙청 사태 우려를 낳고 있다. 외신들은 쿠데타 진압과정에서 전 공군사령관과 육군 장성 등 주모자들을 포함해 3,000명 가까운 쿠데타 세력이 체포됐다고 전해 이런 우려를 뒷받침했다. 군부의 쿠데타 반대 성명을 냈던 각국이 일제히 또 다른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터키 정부에 “법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에르도안 정권은 쿠데타로 촉발된 국가 혼란의 조속한 수습과 함께 쿠데타 주동자 및 가담자들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는지 여부를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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