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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공화국 개국 이후 ‘성공한 쿠데타’만 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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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4차례나 쿠데타에 의해 정부가 전복됐을 정도로 격동의 현대사를 지니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시사주간 타임은 군사 쿠데타로 점철된 터키의 현대사를 소개하면서 “이번 군부 쿠데타는 나이가 많은 터키인들에게는 데자뷔(기시감)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 등을 통한 정상적인 정권교체보다 군부에 의해 억지로 권좌의 주인이 뒤바뀌는 정치불안이 일상적이었다는 분석이다.
1923년 개국한 터키 공화국이 경험했던 첫 쿠데타는 1960년 5월에 일어났다. 당시 터키의 군인이며 명망 높은 정치가인 카말 귀르셀은 무혈 쿠데타로 중도우파였던 아드난 멘데레스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다. 멘데레스 대통령을 이후 처형한 귀르셀은 국방장관, 총리, 대통령을 두루 지냈고 터키가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터키는 귀르셀의 정부 전복 후 불과 10여년이 지난 1971년 다시 쿠데타를 맞는다. 당시 좌파 세력과 민족주의 세력간 대립으로 터키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졌고, 이에 군부가 무기력한 정부를 뒤집고 쉴레이만 데미렐 총리를 축출했다. 군부의 주도아래 꾸려진 정부는 이후 1973년 9월까지 계엄령을 유지해 쿠데타 이후 혼란을 제어했다.
군부의 정치개입은 곧바로 재연됐다. 1980년 9월 정치세력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의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케난 에브렌 참모총장이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것이다. 에브렌은 쿠데타를 함께 일으킨 다섯명의 장군들로 국가안보이사회를 구성해 의장을 맡은 후 전권을 휘둘렀다. 국가안보이사회는 기존 헌법을 무시하고 군 최고사령관이 모든 권력을 갖는 개정 헌법을 만들었다. 타임은 당시 ‘장군들이 또 다시 장악했다(The Generals Take Over Again)’라는 제호의 특집기사로 쿠데타가 일상화된 터키 정치를 진단했다.
쿠데타 행렬은 90년대에도 멈추지 않았다. 1997년 군부가 터키의 첫 이슬람 정부 총리였던 네흐메틴 에르바칸을 “터키의 세속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리처드 불리에트 미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는 터키가 많은 쿠데타를 겪은 이유에 대해 “건국이래 터키인들은 줄곧 군부가 국가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아왔다”고 인터넷 매체 복스(VOX)에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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