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출입 사진 공개”… 차창 연락처로 스마트폰 해킹

협박 금품갈취 시도 8명 적발

신종 모텔몰카 피싱 사기단들이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모텔 출입 차량 앞 유리에 게시한 전화번호를 이용, 스마트폰을 해킹한 뒤 모텔 출입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2일 중국 피싱조직과 공모해 모텔 출입자 사진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미끼로 금품을 뜯으려 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20)씨를 구속하고 신모(21)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7일 대구 한 모텔에 들어가던 K(53ㆍ회사원)씨와 차 번호판을 몰래 촬영한 뒤 전면 유리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이틀 뒤 SNS로 악성코드가 숨어 있는 "객실 촬영 동영상 확인"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무심코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악성코드가 설치됐고, 연락처를 모두 전송 받은 뒤 “객실 동영상과 모텔 출입 사진을 가족에게 공개하겠다"고 위협하며 300만원을 요구했으나 K씨가 신고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21일까지 대구 부산 등지의 모텔을 출입하는 12명을 대상으로 300만~500만 원을 요구하며 공갈협박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B(30ㆍ여)씨는 남자 친구와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사진이 실제로 가족에게 유포돼 고역을 치르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공모한 중국 피싱조직에 모텔 출입 사진과 연락처 100건을 중국의 피싱 조직에 넘겨주고 100만 원을 송금 받은 사실도 확인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르는 곳에서 온 메시지는 가급적 열지 말고, 스마트폰 환경 설정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설치를 차단해야 한다”며 “범인들의 협박에 실제 송금했다면 그 내역을 가까운 경찰관서에 신고하고, 감염된 스마트폰은 증거자료 확보 후 초기화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