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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관음증 논란 ‘잘 먹는 소녀들’ 결국 제동

입력
2016.07.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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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예능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은 걸그룹 멤버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클로즈업 해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JTBC 예능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은 걸그룹 멤버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클로즈업 해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여성 가학성 논란에 휩싸인 JTBC 예능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의 포맷 등이 전면 수정된다.

JTBC는 7일 “앞서 녹화 과정 인터넷 생중계 및 2회 방송으로 지적 받은 문제점들을 겸허히 수용해 프로그램 포맷 및 제목을 전면 수정한다”고 밝혔다. JTBC는 ‘잘 먹는 소녀들’을 애초 황금시간대인 매주 수요일 오후 9시30분에 편성했으나, 프로그램이 방송되자마자 구설에 올라 프로그램 편성 변경도 추진 중이다. 13일은 결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잘 먹는 소녀들’ 제작진은 2회 분량의 촬영 분을 지난 6일 방송으로 소진했고, 추후 방송은 수정된 방식으로 녹화해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수정된 프로그램으로의 새 녹화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잘 먹는 소녀들’은 걸그룹 트와이스를 비롯해 아이오아이, 레드벨벳 멤버들을 불러다 맛 있게 먹는 모습으로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V앱을 통해 소녀들의 ‘먹방’(먹는 방송)을 공개할 때부터 프로그램은 가학성 및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걸그룹 멤버들에 김치찜, 장어구이, 양념게장, 닭발 등을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것도 모자라, 이들이 음식을 먹는 입 등을 클로즈업하거나 느린 속도로 재생해 논란을 자처했다. 걸그룹 멤버들의 먹는 모습에 집중해 관음증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왔다. 제작진은 ‘닭발 먹고 섹시해진 입술’이란 자막까지 내보내 걸그룹 멤버의 섹시함을 먹는 모습에서 찾아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2회 방송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폐지가 답이다. 이게 뭐 하는 거냐 도대체. 아무리 아프리카(인터넷 방송)로 먹방 이란 콘텐츠가 떠올랐다고는 해도 그걸 이런 식으로 방송에서 하는 게 말이 되나. 그냥 맛있는 음식소개로 걸그룹들이 시식하고 하는 거면 몰라도 앉혀놓고 누가 예쁘게 먹나? 장난하나?’(jwgo****), ‘보면서 내내 저렇게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아무리 맛있어도 정서적인 상태 때문에 체하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심리적인 부분이 걱정될 정도로 보기 힘들었다.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치 동물쇼처럼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입에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저 감정노동을 하고 집에…’(ehfk****), ‘미개한 프로그램. 먹는 거 쳐다 보고 리액션 점수를 준다. 뭔가 이게’(bier****)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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