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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 ‘오너리스크’에 수렁 속으로

입력
2016.05.0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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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에 밀리고 불매운동도 확산

주가 4만원대 폭락… 상장 불투명

중저가 화장품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썼던 정운호(사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원정도박, 폭행에 이어 법조계 로비 논란에 휘말리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오너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K-뷰티’ 열풍을 타고 한때 17만원대까지 올랐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장외 주식 가격은 현재 4만원대로 떨어져 기업 공개(IPO)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포착되며 네이처리퍼블릭은 치열한 화장품 브랜드숍 순위 다툼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9일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와의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올해 5위 자리 수성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브랜드숍 순위 6위였던 잇츠스킨은 6초에 한 개씩 팔린다는 달팽이크림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의 인기를 앞세워 지난해 4위 자리에 올랐다. 단숨에 두 계단을 뛰어오른 잇츠스킨은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관리총국으로부터 달팽이크림의 위생허가를 취득할 경우 중국 내 매출 신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년 연속 매출 감소로 고전하던 에뛰드는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에뛰드는 오프라인 매장과 면세점, 온라인 매출이 모두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전 분기보다 14% 성장한 8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현재 7대 브랜드숍 중 상장이 안 된 곳은 네이처리퍼블릭뿐이다. 당초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작년 9월 검찰 조사를 받고 수감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준비했던 경쟁사 잇츠스킨과 토니모리는 모두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이 지연지면서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힘을 잃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소비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매장 개점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할 때 오너의 도덕성과 평판도 고려하기 때문에 기업공개가 수월하진 않아 보인다”며 “최근 불매운동이 번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나빠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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