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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선지자” “소통 없는 차르” 김종인에 더민주 엇갈린 평가

입력
2016.04.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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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문승현 총장의 현황 설명을 듣고있다.광주=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문승현 총장의 현황 설명을 듣고있다.광주=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거취를 놓고 “대표를 더 맡아야 한다”, “역할을 다했다”는 엇갈린 의견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그 배경에는 ‘선지자 김종인’과 ‘전제 군주 김종인’이라는 이중적 평가가 자리잡고 있다. 당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경제 이슈에서 주도권을 쥐고 정국을 이끄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다가도 소통 없이 본인의 생각만 밀어붙이는 당 운영에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더민주 내에서 ‘김종인 효과’에 대해 이견은 많지 않다. 수도권의 4ㆍ13 총선 출마자들은 ‘경제 민주화 전도사’라는 김 대표의 경제 이슈 선점이 제1당 등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당선자는 “큰 이슈가 없던 선거지만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경제 실패를 꾸준히 제기하며 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김 대표의 캠페인이 표심을 잔잔하게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 이슈 이전에도 김 대표가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국민연금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투자 ▦기초연금 월 30만원으로 인상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일원화 등도 기존 당 분위기에서 공격적인 접근이었다.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부 인사들 모아서 ‘○○위원회’만 잔뜩 만들었을 뿐 구체적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정책팀에서 사회경제 이슈까지 발굴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전했다.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출신인 최운열 비례대표 당선자,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등 중도보수 전문가 그룹이 정책을 입안 단계부터 주도한 점도 긍정적이란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당 구성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절차가 있은 뒤 대외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사 김 대표가 자리를 지키더라도 지금의 리더십을 유지한다면 20대 국회에서 의원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도 “너희는 잘 모르니 나만 따라 와라’는 일방통행 리더십 때문에 당 지휘봉을 계속 맡겨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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