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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탈북자단체 폭행사건 확인… 세 키우는 과정서 알력다툼

입력
2016.04.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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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어버이연합에

4억300만원 추가 입금 공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실은 이것입니다'에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차용증을 보여고 있다. 추 총장은 최근 한 언론매체가 보도한 전경련 자금수수건에 대해 잘못된 통장을 근거로 한 추측보도라고 해명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실은 이것입니다'에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차용증을 보여고 있다. 추 총장은 최근 한 언론매체가 보도한 전경련 자금수수건에 대해 잘못된 통장을 근거로 한 추측보도라고 해명했다. 뉴스1

극우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키운 관변단체의 자금 지원이 이뤄진 2014년 어버이연합과 탈북자단체 관계자 간 폭행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현 정부 들어 영향력이 커진 어버이연합이 세를 키우는 과정에서 관련 단체들과 지원금을 둘러싼 알력 다툼이 심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날 본보가 입수한 서울중앙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2014년 10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 엄명철 탈북인총연합회 공동대표가 연루된 폭행사건이 발생한다. 판결문에는 “추 사무총장이 평소 엄 대표와 사이에 탈북자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이로 인해 엄 대표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며 “김 대표가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항의하기 위해 엄 대표 집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추 사무총장 일행과 엄 대표의 쌍방 폭행이 벌어졌다”고 나타나 있다. 이로 인해 추 총장은 지난 1월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이 선고됐다.

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주목할 부분은 이 사건이 벌어진 시기”라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그간 2014년 9월과 11월, 12월 등 세 차례 1억 2,000만원을 벧엘선교복지재단이라는 유령단체를 통해 어버이연합에 우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 성향의 퇴직 경찰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역시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39차례에 걸쳐 어버이연합 회원 등 보수단체에 2,5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면 추 총장이 세력을 넓히기 위해 탈북자들을 끌어 들인다는 소문이 한창일 때”라고 말했다. 어버이연합이 세 확장을 하다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고, 이는 관변단체 자금 지원을 둘러싼 다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전경련이 2012년 초부터 17차례에 걸쳐 벧엘재단 계좌로 4억300만원을 입금하는 등 3년간 총 5억 2,300만원을 어버이연합에 지원한 사실도 추가로 공개돼 진상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경련은 자금 지원 의혹에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검찰은 수사에 나설 기미가 없다. 또 경우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강신명 경찰청장도 이날 “지도ㆍ감독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이번에 그런 집회를 개최하고 온 사람들한테 실비로 보상했다면 정관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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